그룹사들의 규모를 고려할 때 계열사에 대한 재정 지원금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업의 투명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계열사 재정 지원으로 해석되는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및 자금대여 공시 건수는 올 들어 총 1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53건 대비 22.88% 증가한 수치이며, 2011년(115건)보다는 63.48%나 늘었다.
절반 이상이 유사증자를 통해 계열사에 재정을 지원했다.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공시는 총 10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97건, 2011년 한 해 동안 81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일 현대에너지는 최대주주인 현대건설 등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우선주 800만주이며 이 가운데 392만주가 현대건설에 배정된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농협생명보험이 재무건전성 제고 차원에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100%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농협생명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농협금융지주가 전량 인수한다.
지난달 20일에는 LG스포츠의 유상증자에 LG그룹 지주사인 LG가 참여해 6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스포츠 복합단지(콤플렉스) 건설을 위한 유상증자로 출자액은 총 680억원으로 늘었다.
이외 CJ, 동부, 동양, 교보그룹 등도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는 해당 기업이 자금 조달 목적으로 증자를 시행할 때 특수관계인이 참여한 경우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자금 지원의 대가로 지분을 받는 것으로 무상 지원이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수관계인에 자금을 대여해 주는 공시도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금리를 시중은행 이하로 책정하는 경우가 있어 간접적 지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는 총 86건으로 지난해 상반기(56건) 대비 53.57% 증가했다. 2011년(34건)보다는 1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GS그룹 방계그룹인 코스모그룹의 계열사인 마루망코리아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 공시가 올 들어서만 9건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만 4건이다.
지난 4일 마루망코리아는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코스모건설과 코스모앤컴퍼니로부터 이자율 연 6.9%로 각각 37억원, 24억800만원을 대여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코스모글로벌과 코스모산업으로부터 각각 23억원, 8억원을 대여했다.
마루망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 7억8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5% 이상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11억6900만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기업 신용도에 대한 평가가 부진하다 보니까 금리가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신용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고금리에 자금을 빌리거나, 신용도가 좋지 않은데 낮은 금리가 책정돼 채무 불이행이 나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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