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무덤’으로 불리며 건설사들의 기피 대상 1위였던 대구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1~2년간 지방 부동산시장 회복세를 이끌어오던 부산과 세종시가 주춤한 사이 새로운 선도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 부동산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심각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값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분양시장도 순위내 마감하는 단지가 잇따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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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침체에 빠졌던 대구지역 부동산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들어선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주상복합아파트 전경. [아주경제 DB] |
◆한 때 공급 과잉에 ‘몸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구 부동산시장은 호황기를 맞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정도였다.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5.7% 올랐다. 같은 기간 부산의 아파트값 상승 폭(44.17%)보다도 높았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이 쏟아진 공급량이었다. 넘쳐나는 물량은 그대로 미분양이 됐다. 2000년만 해도 2000여 가구에 불과했던 대구지역 미분양은 2009년 3월 2만402가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분양 적체로 신규 청약에서도 미달 단지가 속출했다. 2007~2008년엔 청약률 제로(0) 아파트도 적지 않았다. 매매시장도 탄력을 잃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간 대구 아파트값은 6.71% 내렸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2007년 이후에는 혁신도시 보상금이 쏟아지면서 아파트 공급이 이어졌다”며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몰려 미분양을 초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 회복세… 10년전 모습 그대로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침체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만 같던 대구 부동산시장은 2011년 부산·경북지역 집값 회복세에 꿈틀대기 시작했다. 약 3~4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기다시피하자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 상승했다. 시장엔 신규 분양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고, 대구시민들의 높은 호응도 따랐다.
달서구 송현동 월성아파트 전용 49㎡형은 2011년 초 5000만원이던 매매가격이 그 해 12월 8000만원으로 3000만원 올랐다. 수성구 범어동 범어SK뷰 전용 84㎡도 같은 기간 3억5000만원에서 4억원 선으로 5000만원 뛰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은 2011년 한 해 동안 14.95% 상승했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대구의 경우 몇 년간 신규 분양이 끊기다시피 하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오르고 신규 분양 수요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청약 결과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서 청약을 실시한 아파트 중 순위내 마감된 단지는 5곳이다. 청약률 제로 단지가 속출하던 몇 년전과는 딴판이다.
미분양 물량도 급감했다. 2만가구가 넘던 이 지역 미분양은 지난 4월 현재 1741가구로 줄었다.
◆개발 호재 풍부… 당분간 분양 활발
대구 부동산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우선 혁신도시와 이시아폴리스 등 개발 호재가 풍부하다. 또 동대구역세권 개발이 추진 중이고 오는 2018년까지 달성구에 대구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아파트 분양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연내 대구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는 6000가구에 달한다.
화성산업은 북구 침산2동에 재건축 단지인 ‘화성파크리젠시’ 주상복합아파트를 8월 분양할 예정이다. 1202가구(전용 59~135㎡) 규모다. 같은달 수성구 만촌동에서도 ‘화성파크드림’ 410가구(전용 50~107㎡)가 공급된다.
9월에는 현대산업개발이 수성구 만촌동에서 ‘월배2차 아이파크’를 선보인다. 총 2123가구(전용 59~102㎡) 규모로, 지난해 분양한 1차와 함께 3200여가구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우신종합건설은 하반기 중 달성군 논공읍에서 ‘달성금포우신’ 1500가구(주택형 미정)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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