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프레스콧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2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 참석, “한국은 장기적으로 가계의 은퇴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방향의 세제 및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진=금융연구원 제공] |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지난 200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워드 프레스콧(사진)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27일 한국에 대해 “장기적으로 가계의 은퇴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방향의 세제 및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한국금융연구원이 개최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한 프레스콧 교수는 ‘양적완화, 아베노믹스, 그리고 신흥시장’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은퇴 후의 미래를 준비하는 비용이 너무 커져 현재의 소비를 제약하면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추세성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제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자본소득세의 폐지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이자소득세나 배당소득세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그는 “경쟁적 시장환경 조성을 통해서만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고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한국 고유의 방식과 정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선진국들이 택한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프레스콧 교수는 “양적완화가 도움이 됐느냐고 물으면 단호하게 ‘노(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양적완화가 세 차례 있었는데 실제 생산에는 중립적인 효과밖에 없었고 주택경기 부양 효과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잘한 일 한 가지는 지난 2008년 9월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최종대부자로서 자금을 제공해 뱅크런을 막은 것”이라고 꼽았다.
일본의 강도높은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프레스콧 교수는 “일본의 양적완화는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으며 결국 일본의 정부부채만 더 늘리게 될 것”이라며 “정부지출 증대는 장기적으로 세금(소비세)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결국 일본 경제를 더욱 침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2000년대 들어 비효율적인 분야를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성장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법인세 인하와 자본소득세 철폐, 은퇴저축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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