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출생의 비밀'은 시대를 앞서간 작품"(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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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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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청률 산출 문제 때마다 언급돼 기분 좋아"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사실 SBS '출생의 비밀'(극본 김규완·연출 김종혁 주동민)은 시청률이 좋지 못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출생의 비밀은 6.4%(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종영됐다. 앞서 방송된 '돈의 화신'에 비해 많이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극중 주인공 홍경두 역을 맡은 유준상(43)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에 기자 분들과 만나는 것이 드라마가 잘돼서 하는 인터뷰보다 좋다"고 운을 뗐다. 이유는 시청률 산출 문제 등이 언급될 때마다 출생의 비밀이 등장하기 때문이라는 것.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일단 재밌으면 하죠. 출생의 비밀도 대본 보고 정말 재밌었거든요. 시청률이 잘 안 나왔지만 저는 아시다시피 긍정적이거든요.(웃음) 출생의 비밀을 안 보신 분들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절 기억해 주시고 보신 분들은 경두를 생각하시겠죠. 우리 드라마 참 좋은 작품인데 '과연 시청률 이대로 좋은가'라는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우리 드라마가 언급되니까 좋더라고요. 스태프나 출연진 모두 다음 대본을 기다렸을 정도니까요."

그는 "좋은 드라마를 찍어서 인터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아요. 기자분들도 잘된 드라마를 챙기고 그런 드라마 위주로 인터뷰를 하지 않으시나요"라고 말하며 "그런데 제가 인터뷰를 한다니까 작가 선생님이 생각지도 않으셨는지 놀라시더라고요"라고 전했다.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그렇게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유준상에게서 방송 전 논란이 됐던 막장스러워 보이는 제목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감독님이 비밀 시리즈를 만들고 싶어하셨어요. 무슨 비밀, 무슨 비밀, 이런 식인데 사실 이번 출생의 비밀 제목을 '안아 주세요'로 하려고 하셨대요. 따뜻한 가족드라마답게 엄마 아빠가 자식을 안아 주는 그런 제목이었는데 심의에 걸렸다. 에로틱한 제목이라 쓰질 못했답니다. 그래서 작가 선생님이 (안아 주세요로) 바꾸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어요"라며 "저는 요즘 범람하는 막장 드라마 속에서 출생의 비밀은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회상했다.

유준상은 출생의 비밀에 출연하면서 양다리, 세다리, 심지어 네다리까지 일정을 걸쳐 놓고 있었다. 주중에 시작된 드라마 촬영이 토요일 새벽 마무리되면 잠시 쉬고 고(故) 김광석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뮤지컬 '그날들' 공연에 나섰다. 월요일 하루 쉬고 화수목금 밤샘 촬영을 하고 다시 공연에 들어갔다.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면 목이 풀어지더라고요. 금요일이 되면 슬슬 혼자 머릿속 상상으로 공연장 동선을 떠올리며 체크했고 목을 풀려고 '아~아~아'를 했죠. 사실 목요일에 밤을 새면 목소리가 안 나올 때도 있었어요."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정말 대단한 체력을 과시한 유준상은 한때 또 다른 뮤지컬 '레베카' 공연을 하다 영화 '전설의 주먹' 홍보를 위해 부산을 들러 다시 대구 공연에 참석했다가 청주로 이동해 출생의 비밀 촬영에 합류하기도 했다.

"사실 뮤지컬은 제가 계속해 오던 것이라 두 작품을 겹치게 됐는데 갑자기 영화까지 개봉하게 된 거예요. 그런데 출생의 비밀은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못해 볼 것 같은 작품이라 또 하게 됐네요"라며 겹치기 스케줄에 대한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출생의 비밀을 통해 국민남편에서 국민아빠로 호칭이 바뀐 유준상은 "경두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빠였어요. 저도 무대포 기질이 있어 생각하는 코드가 비슷했던 것 같고요. 저도 애들이랑 놀아줄 때 눈높이를 맞추는 편인데, 순수하려고 노력도 합니다. 그런데 경두는 진짜 순수한 거예요, 바보인 게 아니고요. 그저 세상을 잘 몰랐던 순수한 아빠였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라고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따뜻한 느낌이 드는 드라마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출생의 비밀 경우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들이 있었죠.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였어요. 대본을 보면서 경두라는 인물이 정말 좋았습니다."

(사진 제공=나무엑터스)
출생의 비밀은 용서와 화해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렸던 경두의 아내 정이현(성유리)와 두 사람의 딸 해듬(갈소원)은 다시 만나 잔디밭에 누워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유준상은 아주 마음에 든다면서 "가족이 누워서 한마디씩 내레이션을 했던 부분에서는 정말 가슴이 따뜻했어요. 찍으면서도 좋았네요"라고 결말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연기 인생 18년.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경험해 온 유준상은 "이제는 뭘 해 보고 싶다가 아니라 주어진 캐릭터를 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뮤지컬을 하다 보면 다양한 역할을 해 보는데요. 일테면 영화나 드라마로는 못했던 18세기 칼싸움 같은 것인데, 이젠 어떤 캐릭터에 몰입해서 인물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느와르도 한번 해 보고 싶고요"라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내비쳤다.

유준상은 7월 한 달간 휴식을 취한 후 8월께 영화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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