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일본 스바루자동차의 레거시 모델 [사진=스바루]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수입차 시장의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이 실적 부진으로 한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수입차 등록대수는 6만1695대로 전년 5만1661대보다 19.4%가 증가했다. 올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일본 스바루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도 잠정적인 영업 중단에 들어가는 등 일부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 쓴맛을 보고 있다.
최근 미쓰비시자동차의 국내 수입사 CXC는 서울 반포와 여의도, 경기 분당 전시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이 신통치 않아 더는 운영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쓰비시의 한국 철수설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CXC 측은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돼 잠정적인 영업 중단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미쓰비시는 올 들어 5월까지 99대가 팔리는 데 그치는 등 판매 저조로 그동안 한국 철수설에 시달려왔다.
국내에서 잠정적인 영업 중단에 들어간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의 RVR 모델 [사진=CXC] |
CXC 관계자는 “미쓰비시가 한국 철수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신차를 추가로 수입하기 위해 본사와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 양극화 현상은 비단 미쓰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에 진출한 여러 수입차 브랜드들도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5월 수입차 등록대수를 보면 시트로엥(44대), 캐딜락(33대), 미쓰비시(19대), 피아트(16대) 등이 월 50대 미만의 부진한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4개 브랜드를 모두 합쳐도 BMW(2663대) 한 달 판매량의 10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 같은 판매 저조의 원인으로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 부족 등이 손꼽힌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하지 못하는 상품성 부족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규모가 커졌지만, 인지도가 부족한 신규 브랜드의 한국 정착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디자인과 연비, 가격면에서 국내 소비자에 요구에 맞는 브랜드별 특화 모델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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