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 내정자,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경영효율화 및 새로운 체계 구축 등을 올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부 CEO들은 관치금융 논란 등을 잠재우고자 조직을 추스르는 등 각 CEO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하반기 경영전략은 '변화'로 요약된다. 이미 취임식에서 “뼈 속까지 비우고 가자”며 임직원들에게 당부까지 한 상태다.
이는 우리금융을 둘러싼 외부의 시선을 고려한 것이다.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로 총 자산이 400조원이나 되지만, 시장에서는 방만하고 비대해진 반(半) 관료조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변화를 위해 조직혁신과 경영효율화, 민영화 달성이란 3가지 키워드를 화두로 제시했다. 지주사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계열사에 분배해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체제로 탈바꿈하겠다는 복안이다.
37년 금융생활의 마지막을 걸고 민영화를 이뤄내겠다는 전의도 다졌다. 단추를 잘못 끼우면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없듯, 지방은행 매각이 꼬이면 우리금융 민영화가 제대로 갈수 없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조직개혁 집념이 강하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오는 12일 공식 취임하는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하반기 경영방침은 '1인당 생산성 높이기'다. 그 방법으로 본사 조직 슬림화 등이 있지만, 임 내정자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한만큼 ‘구조조정 없는 생산성 높이기’가 과제다.
특히 임 내정자는 소매금융을 강화하되 효율성도 제고할 전망이다. 비용 대비 효과 논란이 있는 대학생 전용점포 ‘락스타’와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 ‘히든스타 500’ 같은 사업은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역시 임 내정자의 주요 경영 과제다. 금융권에서는 임 내정자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손발을 척척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기획재정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다. 임 내정자는 행정고시 20회, 신 위원장은 24회다.
임 내정자는 또 KB금융그룹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금융당국의 의견도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방법 찾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위원장이 “이번이 아니면 죽어도 못한다. 2014년 말까지 새 주인을 정해 놓을 것”이라며 민영화 시한을 못박아 올 하반기야말로 스케치를 완성할 수 있는 시기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조직 추스르기 및 농협 금융시스템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전의를 다지고 있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농협중앙회와 농협은행 사이에 끼인 자리이기 때문이다. 애매한 위치이지만 책임은 막중하다.
전산마비 등 대형 사건이 터지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써야 한다. 특히 농협금융이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의 IT분리를 2017년 2월로 연기함에 따라 추가적인 전산사고를 대비할 수 있는 대책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 회장은 하반기 내 농협의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 체계를 다듬는 작업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관료 시절 농협의 신경 분리를 주도한 바 있다.
노조의 목소리에도 더 귀 귀울일 전망이다. 농협 노조는 △정부로부터 농협 자율성 보장 △사업구조개편 이후 드러난 문제점 해결 △계열사 자율경영 보장 △조직 내부와 현장의 목소리 경청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임 회장은 “부당한 외부의 경영간섭에 대처해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하되, 상호 협력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겠다”고 공언했다.
상대적으로 CEO리스크가 없었던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더욱 확대하는데 주력 할 방침이다. 아울러 창조금융 기조에 맞게 서민 및 중소기업 금융지원 활성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는 동시에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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