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페이퍼컴퍼니' 일반화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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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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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최근‘페이퍼컴퍼니 설립’문제로 전국이 시끄럽다. 사회 지도층에 드는 유명 인사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궁지에 내몰렸다.

페이퍼컴퍼니 설립 불똥은 건설업계로도 튀었다. 김병진 전 대림산업 회장이 여기에 연관된 것이다. 법인도 자유로울 순 없었다.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발표에 당혹스러워했다. 예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자회사 ‘한아름종금’을 통해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밝혀질지 미지수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순히 페이퍼컴퍼니라고 해서 탈세의 온상처럼 몰아가도 되는 것일까.

우선 페이퍼컴퍼니의 정의부터 알아봐야 한다. 페이퍼컴퍼니는‘물리적 실체없이 서류형태로만 존재하면서 회사 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를 뜻한다. 그렇지만 합리적인 목적에 의해 설립되는 경우도 많다.

건설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추진할 때 세우는 특수목적회사(SPC)도 페이퍼컴퍼니에 속한다. SPC는 부실채권을 매각 또는 기업의 인수·합병 위해 설립되기도 한다. 예보도 해명자료에서 ‘투자목적으로 설립했으며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어느새‘페이퍼컴퍼니는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면 개인 블로그에 ‘페이퍼컴퍼니=나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라는 의미로 적혀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페이퍼컴퍼니가 최근 조세피난처에 설립돼 기업 오너들의 비자금 형성 등에 악용된 정황이 드러났으니, 사회적 불신이 안생길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탈세 등 설립 목적이 불순한 탓에 종종 불거지는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설명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목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악용되는 것이 문제라는 사실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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