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 본의를 통과한 부당 일감몰아주기 관련 개정안의 규제 대상은 62개 재벌기업집단 계열사 1768곳 중 총수일가 지분을 소유한 417곳이 해당된다. 하지만 총수 지분율에 따라 417곳보다는 훨씬 적은 기업이 규제를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정 지분율은 대통령령으로 명시하되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는 나와 봐야 규제 대상 기업의 폭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개정안 논의 초기에는 ‘모든 계열사 간 거래’를 대상으로 부당내부거래 규제를 두려했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 등 법안 통과 과정에서 불어오는 논쟁은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와의 거래’로 논의됐고 이후 ‘일정 지분율 이상’이라는 축소모드로 통과됐다.
특히 공정거래법 제3장에는 불공정거래 행위의 부당내부거래를 경제력 집중으로 해석해 기업 총수를 형사적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규제 신설을 추진했지만 기존 제5장의 부당내부거래를 보강하는 수준에 그쳤다.
최근 재계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입법에 대해 기업 성장을 막는 등 ‘투자 위축론’을 주장하면서 정부를 향한 반발이 커왔다. 특히 경쟁제한성이 아닌 경제력 집중 여부에는 기업이 성장하면 처벌한다는 의미로 간주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의 경제민주화 입법 반대 논리인 투자 위축에 비판하는 등 경제민주화를 투자와 연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통관된 ‘총수일가나 총수일가가 일정 지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는 대폭 축소된 안으로 일감몰아주기의 효과적 규제에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일감몰아주기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에 미흡하다”며 “기존 일감몰아주기에 면죄부를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이번 개정은 회사 간 거래를 통하지 않은 총수일가 개인에 대한 지원도 제재 가능하다”며 “정상가격 산정이 곤란한 분야에서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도 기업이 거래상대방 선정 시 사업능력·재무상태 등을 합리적으로 비교·평가하지 않고 총수일가 지분 보유회사에 몰아주는 경우 제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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