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영흥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로우친지엔 중국 산시성 성장 |
현대차는 전담조직을 구성해 시안에 대한 현지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4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설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산시성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로우 성장을 양재동 사옥에서 만나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로우 성장은 산시성이 자동차산업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 친화적인 정책도 적극 펼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산시성 시안에 자동차 공장을 설립하는 등 투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회동은 현대차가 중국 제4공장의 설립 후보지 선정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내 안정적인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파트너사와 합자 형태로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중서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역을 고르는 단계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기지인 충칭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해 왔다. 그러나 현대차 수뇌부가 중국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의 중심지 중 하나인 산시성 성장을 만나면서 시안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양측의 만남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하기 직전에 성사됐다.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시안에 큰 관심을 표한 가운데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박 대통령을 수행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충칭을 들르지 않고 귀국하면서 시안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산시성 정부도 현대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우 성장은 설 부회장과 만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오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면담을 하며 현대차의 중국 제4공장을 시안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차와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와의 관계가 변수다.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쑨 서기는 지난 1997년 전문가 영입 케이스로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베이징 순이구의 구장과 서기 등을 역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왔다.
쑨 서기는 순이구에서 일한 10년 동안 현대차의 순이구 공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현대차와 돈독한 관계를 맺었다. 정 회장이 충칭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이유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설 부회장과 산시성장의 회동 배경에 대해 "중국 제4공장과 관련해서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