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투자처를 못 찾아 증시 주변을 맴도는 자금이 사상 최대로 불어나고 있다.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이런 관망세를 부추기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 및 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 위탁매매 미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잔고, 신용융자 및 신용대주 잔고를 비롯한 증시 주변자금은 4일 기준 103조13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1% 이상 늘었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RP잔고가 71조9693억원으로 올해 들어 15% 가까이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도 4조4982억원으로 14% 이상, 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은 8조4956억원으로 6% 이상 늘었다. 앞서 1일에는 증시 주변자금이 104조원에 이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증시 거래대금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4월 95조8882억원(일평균 4조3585억원, 22거래일)을 기록한 뒤 5월 88조6397억원(일평균 4조2209억원, 21거래일)으로 감소했다. 6월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77조9901억원(일평균 4조1047억원, 19거래일)에 머물렀다. 이달에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을 밑돌면서 4~6월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4월 54조9336억원(일 평균 2조4969억원), 5월 48조1321억원(일 평균 2조2920억원), 6월 33조170억원(일 평균 1조7377억원)으로 꾸준히 거래대금이 줄어들었다.
결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돈은 초단기부동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MMF 설정액은 4일 기준 78조975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2월 80조원을 넘었다가 5월 64조원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