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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러시앤피싱'./ 사진=KBS 개그콘서트 황해 방송 캡쳐 |
8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방영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황해’에서는 보이스피싱업체 직원 역의 한 출연자가 대출사기 문자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건 고객에게 이 같은 상호를 소개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출연자의 대사는 대부업계 1위사인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의 브랜드명 ‘러시앤캐시’를 인용한 것이다.
러시앤캐시가 마치 보이스피싱을 통해 불법적으로 소비자들의 금전을 갈취하는 사기업체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 발언이 에이앤피파이낸셜뿐 아니라 등록 대부업체 전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가 심각하다.
해당 코너는 이전에도 출연진이 조선족 특유의 말투를 사용해 조선족 비하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에이앤피파이낸셜은 이튿날까지 법적 대응은커녕, 공식 항의조차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에이앤피파이낸셜은 과거에도 수차례 각종 매스컴의 비하 발언에 시달렸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대부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응에 나설 경우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논란의 당사자가 대부업체가 아닌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제도권 금융사였다면 거센 반발에 부딪쳤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대출하라고 스팸문자나 보내는 사기업체로 묘사돼 안타깝다”면서도 “이미 대부업체와 불법 사채업자를 동일시하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한 만큼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도 여론은 ‘개그콘서트’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송이나 언론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언제까지 무대응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 의해 형성된 부정적 인식이 계속해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대부금융협회와 대부업체가 유기적인 대응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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