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8일 사고 이후 두 번째 공식 브리핑을 열고 상황 및 사고자와 가족들에 대한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조사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사실상 블랙박스의 해독결과가 나오기 전 까지 아무것도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날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와 우리 측 사고조사위원회의 합동 조사단이 사고 원인을 조사를 주관할 것이라는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특히 사고 발생 초기 외신 등을 통해 원인이 기체결함에서 조종사의 조종미숙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데 대해서도 윤 사장은 이날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원인을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며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국 NTBS의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기장이 활주로 충돌 1.5초 전에 착륙을 포기하고 재상승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가 날 때 까지 블랙박스에 기록된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에서는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고 엔진과 바퀴 등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덧붙였다.
기체결함에 대한 추측을 일축하며 상대적으로 기장의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합동 조사단의 조종사 및 승무원들에 대한 면담 내용에 따라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는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고기 조종사들이 기체결함을 비롯한 이상 징후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전 인근 호텔에서 사고기 조종사 4명을 4시간에 걸쳐 면담한데 이어 오는 9일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합동조사단 측에서 면담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판단이 어려울 전망이다.
국토부 측은 면담 결과에 대해 NTBS와 협의할 것이며, 면담만으로 객관적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결과를 바로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종사와 승무원 면담 내용에 대해 “결과가 우리 측에 공개되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신 내용과 시점에 대한 문제도 블랙박스의 해독 결과가 나와야 의문점이 풀릴 전망이다.
전날 윤 사장이 사고 당시 관제탑과 사고기 사이의 교신 시점에 대해 “착륙 이후”라고 밝히며 사고 이전까지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국토교통부에서도 사고 이전에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앞서 미국 CNN과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등 외신들은 사고 이전에 응급상황에 대한 교신이 있었다고 보도해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국토해양부는 현재 블랙박스의 해석을 돕기 위한 추가 인력 2명을 샌프란시스코 현지로 파견한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