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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오후 왕양 부총리(오른쪽)가 미국 워싱턴 앤드루공군기지에 도착해 현지 관료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왕 부총리와 양제츠 국무위원은 10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한다. [워싱턴=신화사] |
지난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회동에 이은 또 한 차례 '주요2개국(G2)' 대화에서 양국은 폭넓은 의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대화에서는 미국 측에서는 존 캐리 국무장관과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篪) 국무위원이 대표로 참석한다. 캐리 장관과 양제츠 국무위원이 전략대화를, 왕 부총리와 루 장관이 경제대화를 주도한다. 다만 캐리 국무장관 부인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대신 참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무엇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정부의 해킹 폭로 파문으로 사이버 안보 문제가 이번 대화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예정이다.
그 동안 중국의 각종 사이버 공격 행위를 공공연히 비난해왔던 미국은 '스노든 사건'이 터지면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감시 프로그램 운용과 해킹 문제와는 성격이 다름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중국은 스노든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기존의 '수세적' 위치에서 벗어나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양국 모두 대화 테이블에서 스노든 사건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홍콩 밍바오(明報)는 10일 보도했다.
칭화대 브루킹스공공정책연구센터 왕펑(王豊) 주임은 “중국은 스노든 사건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길 원하지 않는다”며 “일방적으로 어느 한 쪽을 몰아세우기보다는 양국이 대등한 입장에서 사이버 안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인민대 진창룽(金燦榮) ) 교수는 “미국이 먼저 적극적으로 스노든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중국 역시 먼저 스노든 문제를 꺼내 좀스럽게 보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경제대화의 초점은 미·중투자협정(BIT)이 될 것으로 중국 학자들은 관측했다. 칭화대 중미관계연구센터 쑨저(孫哲) 주임은 밍바오를 통해 현재 미·중 양국은 정치적인 문제로 서로 압박하기 보다는 실질적인 협력을 원한다며 BIT가 적극 논의될 것으로 내다봤다. 쑨 주임은 “양국이 BIT 체결을 위해 이미 아홉 차례 협상을 진행해 기술적인 문제는 마무리 됐으며 이제 실질적인 협력을 논의할 차례”라며 "BIT의 체결은 향후 중국이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가입의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중국 측 협상자인 왕양 부총리와 양제츠 국무위원은 9일자(현지시각) 각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에 미·중간 협력은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번영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하며 대화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도 9일 미국 CNN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대적인 경제개혁이 기대된다”며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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