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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전세시장> 치솟는 전셋값, 추락하는 매매가…"아무도 못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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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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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1. 서울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85㎡형의 전셋값은 올 초부터 지난 5월까지 6억5000만~7억원선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20층 물건이 8억원에 거래된 이후 7억원 미만 전셋집은 자취를 감췄다.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10억5000만원 선이다. 전세가율이 76%에 달한다.

#2. 올 초 4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서울 길음동 길음뉴타운 7단지 위브 전용 84㎡형은 '4·1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4월 4억8000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5월 말에는 4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는 4억3000만원짜리 급매물까지 나왔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심상찮다. 상반기 동안 상승세가 다소 꺾였던 전셋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고, 잠시 살아나던 매매시장은 취득세 감면 종료 영향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은 56.7%에 달했다.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부 단지들은 70%를 넘어섰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4월 15일 보합권을 유지한 이후 11주째 하락세다. 전세가율이 60%에 근접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60%룰'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형의 경우 전셋값이 8억6000만원으로 매매가 11억5000만원의 74%에 달한다. 하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집값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형도 연초보다 8000만~1억원 오른 5억8000만~6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아파트 매매가는 8억4000만원까지 떨어져 전세가율은 71%에 달하는 셈이다.

인근 서울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매문의는 별로 없고 전셋집을 알아보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올라도 집을 구입하기보다는 추가 대출을 통해서라도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들이 상당수다. 시중은행을 통해 4%대의 금리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포동 퍼스티지공인 관계자는 "다른 아파트들도 전셋값이 비싸다보니 가격이 맞는 전셋집을 얻기도 어려워 세입자들이 이사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대출이자를 더 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4·1 대책에 따라 리모델링 수직증축이라는 대형 호재를 만난 1기 신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기대감에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는 올랐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은 떨어지는 데 비해 전셋집은 없어서 계약을 못할 정도다.

분당 최초로 리모델링 조합이 설립된 정자동 한솔주공 5단지 전용 74㎡형은 지난달 4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1주택자 물건이 4억원에 나와 있다. 반면 전셋값은 2억6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은 65%에 이른다. 올 초보다 전셋값이 2000만원가량 올랐지만 그나마도 없어서 못구한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정자동 느티마을 공무원 4단지 전용 66㎡도 리모델링 수직증축 발표 직후 4억6000만원까지 거래됐다. 그러나 현재는 4억2000만~4억4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제일공인 김경진 대표는 "집주인들이 4·1 대책 이후 기대감에 호가를 높였지만 문의만 많았을 뿐 실거래가 이뤄진 건 대부분 급매물이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매매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셋값이 안정되려면 결국 매매시장이 살아나야 하는데 당분간 시장이 단번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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