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남자든 여자든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가 있다. 그것은 세단일 수도 있고 SUV일 수도 있다. 혹자는 드림카라면 당연히 수퍼카를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드림카는 바로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비스듬히 기울어지는 루프라인과 솟아오르는 허리 라인의 강렬한 실루엣, 낮은 차체로 세련되고 날렵하게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매력적인 외관 디자인과 오프로드에 강한 랜드로버의 혈통을 이어받은 넘쳐나는 성능까지 어느 하나빠지는 부분이 없다.
그냥 보기만해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자동차라고 한다면 나에게는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정답이다.
2013년형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지난 200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되어 큰 호평을 받은 컨셉트카 ‘LRX’의 디자인을 충실히 구현한 모델이다. 레인지로버 역사상 가장 가볍고, 가장 효율적인 연비를 실현한 새로운 엔트리 모델로 최근 국내 시장 자동차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매력적인 외관만큼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도 탁월하다. 계기판, 도어, 시트 등 거의 모든 표면이 부드러운 가죽으로 마감 처리됐다. 3D 형태의 다이얼과 구슬 장식의 계기판, 롤러식 통풍구, 풀 사이즈 파노라믹 루프는 넉넉한 실내와 심플함을 부각시켜 현대적이면서 스포티한 프리미엄 인테리어를 완성시켰다.
파노라마 글래스 선루프는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앞좌석부터 뒷좌석 끝까지 이어진 선루프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며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오디오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청명한 여름 하늘을 선사한다. 아쉬운점은 선루프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
주행 성능은 호불호가 갈릴 듯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2.2리터 SD4 디젤엔진 모델. 가속페달을 밟자 다소 굼뜨다는 느낌이다. 물론 탄력이 붙으면 랜드로버 특유의 파워가 느껴진다. 190마력과 42.8kg·m의 토크 성능 덕분이다. 시속 140km에서 180km를 넘나드는 사이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SUV 최초로 장착된 ‘매그니라이드’ 시스템이 눈에 띈다. 또한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어디 길에서도 서스펜션 조절을 통해 최적의 운전상태를 만들어 주며 레인지로버만의 가치를 선사한다. 이 밖에도 자동 평행 주차가 가능한 주차 보조기능, 5대의 서라운드 카메라 시스템, 8인치 고화질 터치스크린 등 동급 최고의 편의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디젤 엔진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11.9km다. 이번 시승 기간 내내 측정해 본 결과는 복합 기준 리터당 11.4km가 나왔다.
모든 것을 충족시켜준 레인지로버 이보크였다. 다만 엔트리급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내게는 여전히 가격대가 높은 게 아쉬울 뿐이다. 2013년형 레인지로버 이보크 가격은 7450만~89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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