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남녀 직원들이 결혼할 경우 예식비용 중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직접 주례를 맡기로 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난해 2월을 기준으로 1년 5개월여가 지났지만 결혼에 골인한 커플은 단 한 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임직원들이 서로를 한 식구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두 은행 내부의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온 시너지 효과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에도 “올 상반기에 외환은행과의 주식 교환을 마무리한 만큼 앞으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는 하나금융 전체의 실적에 국한된 것일 뿐,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국내외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
하나금융은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외환은행 노동조합 등이 합의한 합병 시기가 3년 이상 남은 만큼 아직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에 대한 논의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뒤인 2017년 2월부터 논의키로 한 사항”이라며 “두 은행이 살림을 합치지도 않은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의 초점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각각의 강점을 살려 최고 중의 최고 은행을 구현하는데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인수 당시의 합의 사항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각 은행 직원들의 동질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의 소속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힘들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역시 지금부터 합병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하나라는 인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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