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몰참사 현장소장 “강수량 착오” 책임 인정

  • 실종자 수색 오후 2시 이후 가능할 듯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서울시 동작구 상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6명이 실종된 가운데 현장 소장이 실수를 인정했다.

16일 오전 사고현장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공사 컨소시엄의 최대 지분을 가진 천호건설 소속 박종휘 현장소장은 “한강 둔치 등에서의 범람은 팔당댐의 방류와 연관돼 있는데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의 강수량까지는 생각 못했다”면서 “공사를 관리감독하는 저희에게 책임이 있다. 사과드리겠다”며 판단 착오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면서 수몰사고 당시 작업 중이던 인부들에 대한 철수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도 했다.

박 소장은 “어제 오후 4시13분께 직원이 스마트폰 메신저로 범람 위기가 있다며 현장 사진을 보내왔다”며 “4분 후 공사팀장을 시켜 하도급업체인 동아지질 소속 관리자에게 작업 임시중단 지시를 내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 공사팀장과 동아지질 관리자가 통화한 사실은 확인했는데 동아지질 관리자에게서 현장에 있던 작업자들에게까지 지시가 내려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공사현장 감리를 맡은 건화의 이명근 감리단장은 “사고 당일 오전 10시께 안전점검을 했는데 당시 팔당댐에서는 초당 6000~8000t의 물이 방류되고 있었다”면서 “정오를 넘으면서 방류량이 초당 최고 1만6000t에 달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수방계획서에 따라 인부들이 당연히 빠져나올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터널 입구의 차단막은 사실 맨홀이 완전 침수돼도 견디는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터널 내부의 전기 시설을 보호하는 정도”라고 했다.

브리핑 도중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의 가족 수 명이 소리를 지르며 박 소장에게 달려드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흥건설의 안원홍 이사는 이날 브리핑에 앞서 사고 현장을 찾아 “어제 오후 4시13분께 시공사 직원이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으니 인부들에게 철수하라고 해야 한다’는 제안을 현장소장에게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현장소장이 현장 차장에게 인부 철수 지시를 내렸지만 철수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를 당한 인부들은 상수도관 내에 부설된 레일을 철거하고 청소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연찬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은 현장에 합동사고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가족에 애도의 뜻도 표시했다.

지난 15일 오후 5시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한강대교 남단 서울시 상수도관 부설 작업 현장에서 인부 7명이 갑자기 유입된 강물에 휩쓸려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과 서울시, 경찰은 현재 합동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며 16일 오전 현재 실종자들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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