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링컨이 파산했다고 디트로이트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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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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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미국의 파산업 전문 한 변호사의 분석에 의하면 파산 관련 법이 한국은 채권자를 위해, 미국은 채무자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갖은 위험을 무릅쓰고 신 개척지를 찾아나서 지금에 이른 미국은 도전에 따른 성공은 물론이고 실패도 기꺼이 인정하는 법을 마련했다. 미국 파산법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법 중 하나로 이에 따라 채무자를 보호하고, 새로운 삶과 기업 활동을 하게끔 하는 목적이 있다.

반면 한국 파산법은 채권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강하고 파산 신청을 반사회적이고 부끄러운 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는 파산신청을 했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주변에서 이를 통해 갱생의 길을 찾는 사람과 기업들이 적지 않다. 그중에는 다시 도전해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IT산업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금융계 쪽에서는 “파산한 경력이 없는 사람과 기업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말도 있다. 즉, 도전과 실천력이 있는 사람들이 파산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파산 경력이 있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 사업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토머스 제퍼슨, 율리시스 그랜트, 윌리엄 맥킨리, 아브라함 링컨 등 4명의 명지도자가 파산했다가 다시 노력해 성공한 인생을 산 것을 보면 미국이 파산을 어떻게 보는지 잘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미국 도시의 파산 신청은 우리에게 낯설기만 하다. 지난 주말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미국의 디트로이트시는 관련 법 적용을 받으면 갱생의 기회를 누리게 된다.

185억달러에 이르는 100%의 채무가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상당 부분이 탕감되든가 만기가 더 길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매년 납부해야 하는 채무에 대한 이자나 원금상환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이를 통해 디트로이트시가 다시 견실한 재정을 갖게 되면 주민이나 미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됨은 물론이다. 디트로이트시는 미국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을 상징하는 도시로 그 의미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국에서 파산 신청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작다고 하지만, 시정을 책임지는 도시의 파산은 전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디트로이트시의 갱생은 비즈니스 유치와 일자리 창출, 살인사건 등 강력범죄 발생율 미국 전체 1위 등의 오명을 벗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공동체이든 구성원이 마음 편히 살지 못하면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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