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 지속, 유럽 왕실 고통 분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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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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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경기 침체와 재정위기 장기화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에서 왕실들도 고통 분담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경기 회복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재정위기는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럽 군주국 왕실들도 세금을 납부하기로 하고 왕실 재정 투명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같은 특권을 계속 누리다가는 군주제 자체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급속히 힘을 얻어 최악의 경우 군주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도 보인다.

벨기에 왕실은 세금을 내기로 했다. 이는 지난 1831년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벨기에 의회는 △왕실 가족 모두 세금 내야 함 △왕실 가족 급여 삭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왕실 재정 개혁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필립 왕세자 등 현 국왕 알베르 2세의 자녀 3명과 전 국왕 고(故) 보두앵 1세의 미망인 파비올라 왕비는 급여 삭감에 세금 납부까지 감수하게 됐다.

알베르 2세는 퇴위한 이후에는 연간 92만3000 유로의 급여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필립 왕세자는 국왕으로 즉위하면 1150만 유로의 연간 수당은 면세 혜택이 유지된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벨기에 국왕 알베르 2세는 오는 21일 왕위에서 물러날 것임을 밝혔고 21일 필립 왕세자가 벨기에 7대 국왕으로 즉위할 예정이다.

최근 벨기에 공영 VRT 방송은 왕실 지출에 대해 회계감사가 실시되고 왕실 씀씀이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벨기에 국고에서 지원하는 왕실 유지비는 연간 3000만 유로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생활비와 여행·교통비 등도 포함된다.

유로존 주요 재정위기국으로 꼽히는 스페인은 2011∼2013년 연달아 왕실 예산을 삭감했다.

또한 최근 마련된 왕실 투명성 강화 법안에 따르면 스페인 국민은 왕가의 지출 내용과 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올 4월 말 새 국왕이 즉위한 네덜란드에서는 새 국왕의 봉급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화주의 운동 단체인 ‘신공화협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왕 봉급이 미국 대통령의 2배나 되는 등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영국 의회는 찰스 왕세자가 왕실로부터 물려받은 ‘콘월 영지’에 대해 법인세와 자본이득세를 납부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하고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세금을 납부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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