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국사 교육 강화방안, 수요자 입장에서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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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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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병규 기자=한국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사실상 지정되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학계와 정치권이 일제히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수준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더니, 이제 그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 등이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거들고 나섰다. 지난 10일 언론사 논설실장 간담회에서 역사과목을 평가기준에 넣어 성적에 반영해야 한다는 발언은 사실상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쐐기를 박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타 교과 교사·교수들, 그리고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의 의견이 그렇다. 다만 이들의 의견엔 공통점도 있다. 한국사 교육 강화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이 꼭 수능 필수과목 지정이 되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교육당국 또한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교육부는 최근 한국사 이수단위를 현행 5단위에서 6단위로 늘려 2개 학기에 배우도록 하고 집중이수제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대해선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정의 틀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 한국사 단위 상향 조정은 가능하지만, 수능 필수과목화는 대입제도와 교육과정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게 이유다. 다른 사회과 과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요구와 박 대통령의 지적 등을 감안해 수능 필수화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활용방안 등 한국사교육 강화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에 들어가는 자체에만 매몰된다면 한국사 교육 강화라는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수요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들이 지금보다 역사인식을 높이면서 타 교과와의 형평성까지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 강화하는 것 제대로 꼼꼼히 살펴 미봉책에 그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과거를 교훈 삼아 미래의 지혜로 나아가는 '역사'가 되어야지, 실수가 되풀이되는 '역사'가 되면 곤란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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