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는 산업용 도금기술과 도금업계의 환경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해온 공로가 인정됐다.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2남 5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대표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논산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실시했던 현장실습을 통해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
정 대표는 "고3 실습 당시 현장기능공에 대한 대우가 열악한 것을 봤다"며 "그때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방점을 찍고 자신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랬던 그가 도금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의 친누이 때문. 누이의 부탁으로 인천에서 매형이 운영하는 도금공장에서 일을 도와주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 대표는 2000년 매형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주)명진화학으로 법인 전환했다. 이후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물려받는 후 그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자동화 라인의 설계였다.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릴투릴(Reel to Reel)' 자동도금 및 부분도금 기술을 개발했다. 릴투릴 자동도금은 릴에 감겨진 커넥터 등을 통해 전자부품을 생산라인 반대쪽 릴로 보내면서 자동으로 도금하게 하는 장치다. 이 기술로 그는 2003년 특허를 획득했다.
이후 그는 본격적인 상승가도를 타기 시작했다. 하루 3만개의 생산량을 30만개로 증가시켰고, 회사는 국내 최대 도금업체로 성장했다.
2011년 3월과 5월에 발생한 두 차례의 화재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총 180억원의 손실을 입었지만 계약된 제품 출고를 위해 20일 동안 임직원들과 20시간을 채 못 자면서 공장을 다시 짓고 제품을 생산해 위기를 극복했다.
현재 검단공단에 자리를 잡은 명진화학은 릴투릴 설비를 포함해 전 공정에 있어 최첨단의 시설을 갖췄다. 도금업체에서는 드물게 폐수의 70%를 재사용하는 폐수재활용시스템도 마련했다.
정 대표는 명진화학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그는 "명진화학이 갖춘 창조적 도금기술과 자동생산라인, 환경오염방지의 기술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이제 세계 무대에서 일본 기업과 진검승부를 벌여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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