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실을 예고 없이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무려 18분간 이 사건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과 흑인들이 그 동안 당한 차별 대우를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차 옆을 지나가면 운전자가 문을 갑자기 잠그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옆의 백인 여성이 핸드백을 움켜쥐는 일을 나도 경험했다”며 “17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은 35년 전의 나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약 2주 전 무죄 평결 이후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항의시위 등 혼란스런 정국에서 짐머만이 무죄를 받게 한 정당방위법 개정의 필요성을 오바마 대통령이 간접적으로 시사했다고도 분석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첫 대통령 선거 운동을 할 때 인종문제를 언급했고 이번이 두번째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최근 들어 가장 포괄적인 인종관련 언급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언급을 비난하는 여론도 많았다. 짐머만 무죄 평결 이후 첨예하게 분열된 여론 속에서 예민한 인종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쪽 편을 노골적으로 들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나 TV 후보 토론에서 자신을 흑인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뉴욕에서 택시를 잡다보면 충분히 그렇게 느낀다”고 답하는 등 백인 어머니와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인종 문제를 시비 거는 측에 답해 왔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들은 백화점을 걷다 보면 안전요원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 사회 흑인 입장에서 인종 문제를 거론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