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사사진] |
앞서 20일에는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산둥(山東)성 출신 34세 지중싱(冀中星)씨가 8년 전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서 오토바이 택시 기사로 일하던 중 불심 검문을 피하려 했다는 이유로 현지 도시관리원들에게 폭행을 당해 반신 불수의 장애인이 됐다며 민원을 제기해오다 공항에서 사제 폭발물로 자폭을 시도했다.
특히 그가 자폭 직전 “폭탄이 있으니 멀리 피하라”고 말하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다는 주변 목격자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지중싱이 단지 자신의 생명을 대가로 당국에 항의를 한 것인 만큼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동정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지난 6월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에서 사회를 비관하던 한 남성이 분풀이로 통근버스에 불을 질러 47명의 목숨을 잃게 했던 샤먼시 버스 방화사건과 이번 서우두 공항 자폭사건을 비교하며 지중싱을 용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이 발생한 근본원인을 조사해 이 같은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잇달았다. 실제로 블룸버그 통신은 서우두 공항 자폭 사건이 중국의 사회불안을 대변해주고 있다고 22일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그가 어떤 억울한 사연이 있든지 간에 공공장소에서 자폭을 행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으며 일종의 테러행위라며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22일 중국 환구시보·경화시보 등 관영매체들은 사설을 통해 자폭 테러행위에 대한 법적 처결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정은 별개의 일이라며 그가 불쌍하다고 해서 테러행위를 용서할 수는 없으며 이 같은 자폭 테러를 모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동정론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도시관리 공무원(城管)이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가폭력’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 다오와이(道外)구의 한 교차로에서 수박을 팔던 농민 우(吳) 모씨가 노점상을 단속하던 구(區) 소속 도시관리원에게 맞아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도시관리원은 손에 들고 있던 무전기로 우 씨의 머리를 마구 때렸고 그의 머리에서 쉴 새 없이 피가 흘러내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지면서 과잉 단속을 비난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후난(湖南)성 린우(臨武)현에서 50대 농민 덩(鄧) 모씨가 자신이 재배한 수박을 팔러 시가지로 나왔다가 도시관리원에게 저울추로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 사건은 포털에 게재돼 공분을 샀고 당국은 도시관리원 6명을 구속하고 담당 간부 2명에게 면직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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