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선임으로 관치금융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연이은 인사와 조직개편이 임 회장의 경영상 독단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은 22일 기존 12부 1국 1실 1연구소 체제의 조직을 11부 1국 1실 1연구소 체제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조직 슬림화 △계열사 자율·책임경영 지원 강화 △운영효율성 강화 등 3가지다.
특히 KB금융은 조직 슬림화의 일환으로 사장 직제를 폐지하고, 전략담당 최고책임자와 재무담당 최고책임자직을 통합했다.
최측근에서 회장의 독단을 견제할 인물이자, 자신의 유일한 내부 이력인 사장직을 임 회장 스스로 없앤 것이다. 일각에서 임회장이 '사장직 겸업을 선언한 것'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이미 앞선 17일 부사장 수를 6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의 임원진은 어윤대 전 회장 재임 시절의 회장 1명, 사장 1명, 부사장 6명, 상무 4명 등 12명에서 회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2명, 상무 4명 등 10명으로 축소됐다.
인사에 이은 조직개편에 따라 임 회장에게 각종 현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고위 임원진은 반토막났다.
실제로 회장을 제외한 KB금융의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은 7명에서 3명으로 4명이나 줄었다.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외에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부사장 수 4명 보다 1명 적은 숫자다.
임 회장의 독단은 자신에 이어 신임 KB국민은행장이 노조의 저지로 출근을 못하는 등 파행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으나,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에 가로 막혀 발길을 돌렸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취임식도 끝내 무산됐다.
임 회장은 앞선 18일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부 출신인 이 행장 선임을 강행해 관치금융 논란을 재점화 시킨 바 있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 행장 선임의 경우 임 회장의 소신이라기 보다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겠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임 회장에게 소위 '입 바른 소리'를 할 견제자마저 사라질 경우 내부 화합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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