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회장, 조직개편…견제조직 폐지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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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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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조직 슬림화를 명목으로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최고위직 일부 직제를 폐지하자, 경영 일선의 견제 세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선임으로 관치금융 논란이 재점화된 가운데 연이은 인사와 조직개편이 임 회장의 경영상 독단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은 22일 기존 12부 1국 1실 1연구소 체제의 조직을 11부 1국 1실 1연구소 체제로 바꾸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 취임 이후 처음 단행된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조직 슬림화 △계열사 자율·책임경영 지원 강화 △운영효율성 강화 등 3가지다.

특히 KB금융은 조직 슬림화의 일환으로 사장 직제를 폐지하고, 전략담당 최고책임자와 재무담당 최고책임자직을 통합했다.

최측근에서 회장의 독단을 견제할 인물이자, 자신의 유일한 내부 이력인 사장직을 임 회장 스스로 없앤 것이다. 일각에서 임회장이 '사장직 겸업을 선언한 것'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이미 앞선 17일 부사장 수를 6명에서 3명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를 발표한 바 있다.

KB금융의 임원진은 어윤대 전 회장 재임 시절의 회장 1명, 사장 1명, 부사장 6명, 상무 4명 등 12명에서 회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2명, 상무 4명 등 10명으로 축소됐다.

인사에 이은 조직개편에 따라 임 회장에게 각종 현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거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고위 임원진은 반토막났다.

실제로 회장을 제외한 KB금융의 부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은 7명에서 3명으로 4명이나 줄었다.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외에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부사장 수 4명 보다 1명 적은 숫자다.

임 회장의 독단은 자신에 이어 신임 KB국민은행장이 노조의 저지로 출근을 못하는 등 파행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여의도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으나,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출근저지 투쟁에 가로 막혀 발길을 돌렸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취임식도 끝내 무산됐다.

임 회장은 앞선 18일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부 출신인 이 행장 선임을 강행해 관치금융 논란을 재점화 시킨 바 있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 행장 선임의 경우 임 회장의 소신이라기 보다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겠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 임 회장에게 소위 '입 바른 소리'를 할 견제자마저 사라질 경우 내부 화합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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