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세일'에 발목 잡힌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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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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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유통업체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365일 세일'에 발목을 잡혔다.

백화점·화장품 브랜드숍 등에서 일년 내내 이어지는 세일로 할인 폭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효과가 미미해지면서 반응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특별한 전략 없이 가격으로만 승부를 보려했던 것이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진행 중인 여름 정기세일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브랜드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여름 정기세일 첫 주말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던 것이 2주가량이 지난 현재 그의 절반 수준인 3~6%대로 떨어졌다. 앞서 진행한 봄 정기세일 역시 한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일년 내내 이어지는 세일로 고객들이 정기세일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굳이 정기세일 기간을 이용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다른 행사를 이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직장인 백인혜(28)씨는 "평소에도 매일 백화점에서 세일이 진행되는데 특별히 정기세일이라고 해서 매장을 찾게 되지는 않는다"며 "더욱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할인폭이 더 큰데 세일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브랜드숍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장품 브랜드숍들 역시 경쟁적으로 매달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파급력은 과거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이번달 행사를 이용하지 못하면 다음날 행사를 기다리면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샤·더페이스샵·에뛰드하우스 등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여름을 맞아 행사를 진행했지만 매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오히려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성만 악화되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1년 내내 세일이라는 인식이 자리이 자리 잡히며 소비자들이 세일 기간이 아니면 굳이 구입하지 않는다"며 "이번달에 못사면 다음달에 구매한다는 생각에 과거만큼 행사에 대한 호응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가격 할인으로만 불황을 탈출하려했던 유통업체들의 안일한 대응을 꼬집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의 외형적 실적에만 집착한 나머지 미래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이라고 무조건 반값 할인 행사를 이어온 부작용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실적이 곧 경영진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다보니 업체들이 단순히 외형적 성장에만 집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이미 반값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향후 유통업체들이 다시 정가로 판매하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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