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오전 첫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부터 팽팽한 기싸움 펼쳤다.
모두 발언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먼저 "날씨가 점점 어두워지는데 회담을 잘해서 어둠을 걷어내 봅시다"고 말을 건넸다.
이에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남북협력지구지원 단장은 "지난번에 안개가 걷히면 정상이 보인다 굉장히 좋은 말씀을 하셨다. 비가 계속오고 지루하게 장마가 계속되고 있지만 때 되면 맑은 하늘 아래 곡식이 익는 철이 올 때가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서 개성공단의 튼튼한 기반위에서 크게 발전할 있는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회담의 임하는 우리 측의 의지를 전했다.
그러자 북측 박 부총국장은 "'안개가 걷히면 높은 산 정점이 보일 것이다'라는 말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는 분도 있다"면서 "남측 언론에서 '높은 산 정점'을 조속한 공업지구 정상화로 잘못 이해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표현의 해석에 대해 "'높은 산 정점'은 북악산 정점이 대성산만큼 청아한가, 맑은가 하는 것을 알고 싶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악산은 청와대 뒤에 있는 산이고, 대성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모인 김정숙 등이 안장된 평양의 산인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양 정부의 (회담에 대한)의지나 태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측은 공단 정상화에 의지가 있으나 우리 정부가 공단 재가동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과거 비난의(남측 순수하게 재가동 의지 있느냐) 연장선상에서 우회적으로 우리 측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남북 양측은 '캐치볼'(야구선수가 볼을 주고받는 것)을 하듯 수정합의서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재발방비 보장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함을 거듭 강조하고 지난 회담시 북측이 제시한 합의서 문안에 대한 우리 측 수정합의서안을 북측에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북측은 "우리 측 수정안에 대한 검토 후 재수정안을 (2차 전체회의에서)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을 이어가며 본격적인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끝내 절충점을 못 찾고 이날 회담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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