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사이클도 끝…" 원자재 투자자 '출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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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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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간 가격상승)이 끝나가고 있다”

지난 1998년 이후 급격하게 뛴 원자재 가격이 최근 전반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신흥 시장의 경기 둔화된 데다 원유 및 금속 공급량도 늘어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하락,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2004년 이후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한 자금은 4400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주식 펀드의 순 거래액인 250억 달러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은 최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하향하고 있다. 2011년 중반 이후로는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다우존스-UBS 상품지수는 올해 상반기에 10.5%나 하락했다. 특히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의 가격은 20%나 급락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출구를 찾고 있다. 지난해 원자재에 투자된 자금 21%가 빠져나갔다. 올해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함께 미국의 경기회복이 더뎌지면서 이 같은 추세를 커지고 있다. 원자재 펀드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핌코의 닉 존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슈퍼사이클은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저널은 슈퍼사이클이 깨진 주된 이유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꼽았다.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분기 경제성장률 7.7%보다 낮은 수치다. 그동안 중국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누리면서 대규모 원자재를 소비해 왔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다우존스-UBS 상품지수는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금융권 신용경색 및 부동산 거품 등의 우려를 안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까지 이어지자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의 근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전세계 공급-수요 체제를 바뀔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은 “올해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임종을 알리는 종이 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출구전략도 유동성 축소와 금리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원자재 가격의 하락 요인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미국에서 급증한 셰일 오일 공급량도 유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한편 미국과 영국 금융당국은 원자재 시장을 왜곡하는 초단타 매매(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에 처음으로 벌금을 부과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미국 뉴저지 소재 팬터 에너지 트레이딩에게 300만 달러(약 33억 6000만원)가 넘는 벌금을 부과했다. 이들은 팬터 에너지 트레이딩이 원유 천연가스 밀 등 곡물을 선물 거래하며 가짜주문을 내 유동성을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CFTC는 대형 금속류 창고를 소유한 월가 대형은행 등에 최근 거래 증빙 서류를 준비하도록 지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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