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직원 간 분위기도 흉흉하다. 향후 직원급여가 깎이는 것은 물론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각 금융지주사 및 은행들의 2분기 실적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던 증권가의 예상치에 못 미치는 2669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1분기보다도 7.9% 줄어든 수치다.
다른 금융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은행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와 견줘 52.6%가 줄었다. 하지만 STX 등 일부 대기업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2분기 실적 역시 1조원 안팎을 겨우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수수료 현실화와 금융지주 및 은행의 성과체계를 점검하겠다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 당국이 은행들의 비용절감을 직접 지도하고 나섰다는 데 대해 은행권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앞서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과 최흥식 사장 및 하나, 외환은행장은 모두 급여의 20~30%를 반납했고 우리은행은 본점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했다. 비용절감 차원에서다.
그럼에도 성과체계를 점검하는 것은 금감원이 평균 1억원 가량에 달하는 은행원 급여 역시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진의 임금 삭감 및 반납은 사실상 직원 급여 축소의 신호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은행권은 이미 점포 통폐합을 비롯해 판매관리비 등 각종 경비 절감으로 자구노력을 진행중이다. 하반기에 4개 점포를 폐쇄할 국민은행과 함께 우리은행 역시 올해 20개 점포 통폐합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미 상반기에만 14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면서 남는 인력을 재배치하기 바쁜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런 식으로 점포를 계속 줄여나가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지점 경비절감 방침도 지키기가 어려운데 하반기에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국은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수익과 배당성향 적절성 등에 대한 분석도 시작했다. 하지만 배당에 제동을 거는 것 역시 금융회사에 대한 과도한 관치가 아니냐는 불만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급여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 등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고 나섰다.
성낙조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금융 노동자들은 2008년부터 임금 동결과 삭감·반납을 해왔으며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수익성 악화는 전적으로 경영의 잘못인데, 고통을 분담한 노동자들에게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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