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연, 양아름, 주진= 앵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어디 갔을까요? 대화록 유실 파문이 겉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권은 해당 대화록을 생산하고 다음 정부에 이관한 노무현 정부와 또, 이후 기록물을 관리해온 이명박 정부를 두고, 책임 묻기에 바쁩니다. 대화록 유실 파문을 둘러싼 쟁점과 향후 전망, 오늘 알아봅니다.
앵커: 오늘도 대화록 유실을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했죠?
기자: 여야가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문제와 관련해 22일 최종검색과 열람을 진행했습니다만 회의록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초 실종’이란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논란을 종식시키기는커녕 혼란만 증폭되는 양상인데요. 여당은 참여정부 폐기ㆍ은폐론을 야당은 이명박 정부 훼손론을 주장하며 정권 간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야권이 주도권을 잡는 것 같았는데, ‘대화록 실종’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오히려 수세에 몰리는 양상이네요?
기자: 네.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 국정조사 합의로 야권이 주도권을 잡을 기회였는데 오히려 'NLL포기 공방' '대화록 실종'으로 전환되면서 야권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입니다. 민주당 내에선 지도부의 대처 능력 리더십에 대한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참여정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의원이 ‘정계은퇴’라는 배수진을 치면서 대화록 공개를 주도했는데, 대화록 유실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앵커: “NLL 대화록이 없다” 문제는 ‘대화록이 폐기된 건지, 아니면 유실된 건지’인데, 새누리당은 폐기했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가 기록물을 제대로 넘기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를 '사초(史草)실종 게이트'로 규정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노 전 대통령에게 대화록을 전달한 인사와 시기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 누락과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경위 △대화록 폐기 지시 및 이행 인물 △폐기 사실을 숨긴 이유 등을 밝혀야 할 ‘4대 의혹’으로 제시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사상 초유의 사초실종 및 국가문란 사태로 규정하고 검찰 수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반면 민주당은 유실됐거나 훼손됐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민주당은 국가기록원의 인수ㆍ관리상의 부실을 집중 부각하면서‘ 이관 뒤 유실 또는 훼손’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록원 게이트'로 명명했는데요.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남재준 국정원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에 있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이 원본이며 국가기록원 내 대화록 존재 여부는 모른다"고 말한 것을 들며 국정원의 사전 인지설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이지원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개발한 시스템이죠?
기자: 노 전 대통령이 특허까지 보유한 기록관리물 생산관리시스템으로 ‘디지털 지식 정원’이라는 뜻의 ‘이지원’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청와대 업무관리시스템인 이지원을 통해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들은 ‘대통령비서실 기록관리시스템’(RMS)으로 이관됐습니다. 이 기록물들은 대통령기록관 시스템인 팜스로 최종 이관됐죠. “첨부파일이 누락됐다. 데이터 이전 용량에 차이가 난다”는 민주당의 설명은, 아르엠에스→팜스로 기록물을 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인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참여정부가 대화록을 제대로 넘겼는지 확인하려면 ‘원데이터’인 이지원 시스템을 복원할 필요도 있겠군요? ‘사초 증발 사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 시나리오 짚어보죠.
기자: 여야의 강(强)대 강(强) 대치로 '대화록 없음'은 검찰수사나 특별검사를 통해 진실규명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만약 검찰이나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된다면 우선 이지원 시스템을 재가동시켜 대화록이 실제 기록관에 이관됐는지 여부를 규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면 대통령 기록물 이관에 관여한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길어지고 정국이 마비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청와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일단 국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면서 검찰 수사 쪽으로 옮겨갈지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로서도 이번 사태가 오래 지속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실과 관련해 여야 정치권의 입장 함께 알아봤습니다. 사태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국정 운영이 마비될 조짐도 보이는 만큼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하루빨리 해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사태 진행 상황 지켜보고요. 다음 주에 새로운 이슈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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