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8월말 국적선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북극해 운항 전문선사인 스웨덴 스테나 해운의 내빙 유조선을 빌려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에서 한국으로 원유를 수송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도 북극항로를 통해 기자재, 해상플랜트 등 벌크화물을 수송할 계획이다.
윤진숙 해수부 장관은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8월 중 시범운항에 나서기로 했다"며 "북극항로 운항 경험을 쌓고 경제성을 검증할 수 있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운항에 나선 선사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달 중 러시아 해운협력회의를 열고 북극해 운항허가 및 통관절차 간소화, 러시아 쇄빙선에 지급해야 하는 에스코트 비용 할인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러시아 교육기관에 국내 해기사를 파견해 극지운항 교육을 받게 하는 등 북극해 항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북극항로 운항 선박에 국내 항만사용료를 감면해 주는 등 북극항로 활성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서쪽의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 해협을 연결하는 북동항로와 캐나다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현재 부산항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항로는 2만2000여km에 달한다. 반면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1만5000km로 단축된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부해안으로 향하는 미국항로도 북서항로를 이용하면 항해시간이 30%정도 줄어든다.
북극항로는 현재 약 4개월가량 경제적 운항이 가능하나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6개월, 2030년에는 연중 일반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긍항로가 상용화되면 현재 동남아시아를 거치는 항로의 길목에 자리잡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쇠퇴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북극항로의 길목에 있는 부산항과 일본 서부지역항만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클것으로 보인다고 해수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해수부는 이같은 북극항로 상용화에 대비해 동해와 남해 항만 시설을 정비·확충키로 하고 2015년 항만기본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 올해안에 러시아와 항만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러시아 내 북극 거점항만 개발에 참여할 계획이다.
윤진숙 장관은 "북극은 남극과 달리 연안국의 배타적 권리가 인정되고, 공해가 전체 면적의 약 20% 정도여서 북극 활동은 연안국과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 계획은 범 정부차원의 북극정책 접근 전략과 추진 과제 등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빈틈 없이 추진하여 국제사회 활동에 기여하고, 경제적 실익을 차근차근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미래창조과학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북극 종합정책 추진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5월15일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진출을 계기로 북극 이사회 및 워킹그룹활동을 강화하고 국제해사기구(IMO)의 극지선박 안전기준 제정 작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북극 과학연구활동 강화를 위해 해수부는 현재 230㎡에 불과한 북극 다산기지의 규모를 확대하고 아라온호에 이은 제2쇄빙선 건조를 검토하기로 했다.
북극 시범운항 선박에 국내 해기사와 북극 연구 전문가를 승선시켜 북극해 운항절차와 노하우를 배우고, 국제해사기구의 극지선박 안전기준 제정에 대비할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