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일부 채소가 직접적인 침수피해로 판매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일조량 부족으로 장마가 끝난 후에도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 조사한 채소 도매가격은 최근 2주 동안 최대 4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나리와 상추(이상 4kg 상자) 가격은 2주 전과 비교해 각각 341%, 129%가 뛰었다.
과일, 수산물 역시 기후로 인한 작황과 조업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일부 상품 가격의 오름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상당수 농산물이 2배 이상 급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책 마련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지난 12일 한차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했을 뿐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당시 물가관계회의에서 농산물 수급안정 대책 등이 나왔지만 지금처럼 농산물이 가격폭등을 보일 경우 중간 상황을 보고 받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3월까지 매주 물가관계회의를 열어 물가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등에 대한 추진 경과를 수시로 체크했다.
그러나 4월부터 7월까지 3회만 물가관계회의가 열렸다. 7월 열린 물가회의에서도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동향 대책이 나왔지만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높은 물가 상승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소·과일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물가를 잡기 어렵다”며 “그나마 비축물량이 있는 배추 등은 괜찮지만 과일의 경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7월 집중호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농산물 가격안정 기조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수급동향을 집중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급불안으로 인한 가격 급등 우려시 배추의 경우 비축물량(aT, 6000톤)활용, 농협 계약재배 물량 확대 등을 추진 할 방침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물가관계회의는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는데다 물가 상승 요인이 있을 때 마다 개최할 수 없다”며 “관계부처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실행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