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5만원이 넘던 벽산건설 주가는 지난달 말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기관 투자자들의 보호 예수 물량까지 대거 풀리며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 10일부터 19일까지는 8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장중 578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달 말 1700대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1900선 전후로 뛰어 올랐지만 중소 건설사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은 벽산건설로 한 달새 69%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7% 가까이 뛰어오른 것과 비교하면 벽산건설의 하락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 기간 동양건설(-23.40%) 현대산업(-18.11%) 등 주가 하락률 상위 10개 업체에 건설사 5곳이 포함됐다. 코오롱글로벌(-15.45%) 남광토건(-11.05%) 성지건설(-9.41%) 계룡건설(-9.17%) 삼부토건(-5.47%)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소형 증권사 주가도 건설주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증권사 주가도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증권사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KTB투자증권 주가는 이달 초 3165원에서 29일 2610원으로 17% 넘게 떨어지며 증권주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KTB투자증권의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달 말 일어난 선물 주문 실수다.
당시 KTB투자증권의 자기매매팀은 실수로 코스피200지수 선물에 7000계약 이상의 매수 주문을 잘못 내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1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신영증권 주가는 이달 들어 3.89% 하락했다. 올해 초 3만3300원이던 주가가 지난달 말 3만7850원으로 오른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신영증권 측의 설명이다.
동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00% 이상 올랐으나 이는 대부분 동부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계열사 주식 처분에 의한 것으로 주가는 4.11% 떨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설주와 증권주는 경기나 금리에 민감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최근 기업 규모가 비교적 작은 건설사와 증권사의 경우 업황이 크게 나빠져 코스피지수가 올라도 상승세를 타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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