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은 주로 미국의 투자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존스 홉킨스 금융경제센터의 로버트 바베라 공동 대표는 29일(현지시간) 언론과의 대담에서 “중국 경제는 이미 위축되고 있다”며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중국경제는 상반기에 전년대비 4% 마이너스성장을 했다”고 말했다고 CNBC를 인용해 왕이(網易)재경이 30일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발표한 10대 교역국들의 통계치와 10대 교역국들이 발표하는 통계치는 큰 차이가 있다”며 중국 통계의 신뢰성을 지적했다.
그랜드마스터 캐피탈의 패트릭 울프 창업주도 “중국이 현 시점에서 더이상 성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GDP 수치는 ′난센스′로 완전히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심각한 침체와 금융 위기를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정치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바클레이즈의 경제분석가들은 중국의 산업생산의 둔화와 지방정부의 채무문제, 금융권 리스크 등으로 3년 안에 경제 성장률이 3%대로 급강하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홀딩스 역시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오는 2014년 급락할 가능성을 33%로 예측했다.
이같은 비관론에 대응해 중국측은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를 내세워 방어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가 29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린 교수는 "중국경제가 몰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33년 동안 지속적으로 제시돼 왔다"면서 "중국이 향후 20년간 7.5~8%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지난 33년간 연평균 9.8%의 고성장을 지속해 오다가 지난해 7.8%의 성장에 그친 뒤 올해 상반기에도 경제성장률이 7.6%에 머물면서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돼 왔다"며 "향후 7년간 중국 정부의 성장 최저선은 7.3%이며 이 같은 기준은 2010~2020년 가계 소득을 배로 늘리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린교수는 "중국은 후발주자의 이점을 가지고 있어서 선진국의 실패사례를 학습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린은 향후 중국의 경제 성장과 관련한 자신의 예측이 시장지향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면서 경제 성장세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분적으로 근거를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기준으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21%에 불과하며 구매력을 기준으로 봤을 때 1951년의 일본, 1967년의 싱가포르, 1977년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중국의 상반기 전국 조세수입 총액은 5조9261억 위안(약 107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상반기 9.8%에 비해 1.9% 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중국의 기업과 개인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구조적인 감세정책으로 인한 것이라고 중국 재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 둔화 속에서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세수가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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