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존 잉글리스 미국 국가안보국(NSA) 부국장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미국 정보당국이 한명의 테러 용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대 수백만명의 전화기록을 마구잡이로 뒤질 수 있음을 시인했다.
이런 ‘연쇄(Chain) 분석’을 하게 되면 테러 용의자의 통화 기록을 감시하면서 그와 통화한 사람이 또 누구와 통화했는지도 연달아 뒤지게 된다.
예를 들어 한 테러 용의자가 40명에게 전화를 걸었으면 3단계 연쇄 분석만으로도 민간인 250만명의 통화기록을 뒤지게 돼 테러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들의 사생활이 침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는 민간인 전화기록 감시는 테러 용의자에 한해 이뤄진다는 미국 정부 해명과도 다른 것이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리스 부국장은 “이론적으로 (통화기록) 40번을 세제 곱하면 엄청난 수가 된다”면서도 “실제 이런 일은 흔하지 않다. 이론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일 민주·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에 불러 감청체제 개선안을 논의한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월초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빅 브러더’(부당한 권력)에 대해 불평하고 (감청) 프로그램이 미친 듯이 날뛸 수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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