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극찬 “틸다는 열려 있는 배우” “크리스는 심장 같은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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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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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국열차’ 남녀 주연배우 인터뷰

사진 제공=앤드크래딧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캡틴 아메리카’의 캡틴과 ‘나니아 연대기’의 하얀 마녀가 만났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설국열차’에서 크리스 에반스는 권력이 있는 앞칸으로 돌진하는 커티스, 틸다 스윈튼은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총리 메이슨을 맡았다.

틸다 스윈튼은 1960년생, 크리스 에반스는 1981년에 태어났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틸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드워드 2세’, 시애틀국제영화제와 데살로니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올란도’를 통해 연기파로 인정받은 배우다. ‘설국열차’에서도 약한 자에게 강하고, 강한 자에게 빌붙는 권력의 비열한 속성을 여실히 표현했다.

‘판타스틱4’에서 ‘파이어’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린 크리스는 ‘퍼스트 어벤져’와 ‘어벤져스’로 액션스타로서의 가능성을 과시했고 ‘아이스맨’ ‘펑처’를 통해 깊은 있는 연기도 가능함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내면의 갈등을 숨긴 체제전복자로서의 고뇌를 설득력 있게 연기하며 할리우드 차세대 대표주자로서의 자리를 확실히 했다.

스무살 차이의 두 사람은 지난 30일 아주경제와 만나 서로를 극찬했다. 크리스는 틸다에 대해 “매 장면, 매 촬영 때마다 실수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틸다 정도의 배우면 자신만의 습관이 굳어져 감독의 지시를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제가 봤을 때 틸다는 마치 ‘설국열차’를 첫 번째 영화처럼 임하더라. 감독의 지시와 생각을 전폭 수용하는 열린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틸다 역시 “봉 감독이 어떻게 이 분을 섭외할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영화의 많고 많은 요소 중 훅 빠져들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크리스라고 생각한다. 정말 잘 골랐다.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을 뺀 크리스의 모습은 대단했다”며 “(커티스 역을 놓고) 크리스 외에 다른 사람은 생각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 후배를 향한 애정어린 칭찬은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정말 기가 막힌 배우이고 인간의 장기로 치자면 심장 같은 연기자다. 태어나 줘서 고맙다. 그는 유기농이다. 이런 맛을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다.”

크리스를 생명의 원천 심장에 비유한 틸다에게 스스로는 어떤 부위로 생각하는지 묻자 호탕하게 웃은 후 “저는 무릎과 팔꿈치처럼 잘못 맞으면 진짜 아프지만 찌릿찌릿하고 짜릿짜릿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압력점’같은 곳”이라고 자평했다.

심장과 압력점의 조합은 스크린 위에서 힘을 발휘한다. 현장에서 두 사람의 호흡을 지켜본 봉 감독은 “크리스가 틸다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취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땐 저도 옆에서 보기만 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밀착해 찍으면서 저도 즐거웠다. 그다지 지도할 것이 없었다. 스파크가 튀었던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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