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세수요는 폭등해 7월 전셋값이 2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중소형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중대형의 경우 오히려 역전세난이 발생하는 등 주택시장 왜곡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52% 오르며 2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65%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구별로는 성동(0.90%)·강서(0.83%)·서대문(0.77%)·성북(0.75%)구 등의 순이었다. 매매가 대비 전셋값의 비율은 55.0%로 지난달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4·1 대책 발표 이후 다소 주춤하던 전셋값 상승세가 6월 말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 이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전세로 돌아서 다시 반등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재건축시장도 얼어붙었다. 지난달 서울 강남권 재건축 거래량은 30여건으로 전월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한 달 동안 0.16% 내렸다.
같은 기간 강남권의 일반 아파트 전세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 84㎡)와 반포자이(전용 85㎡) 전세 시세는 최고 9억3000만원, 8억5000만원 선에 형성됐다. 한 달 동안 약 5000만~7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연구원은 "하반기 서울·수도권 입주물량은 3000가구 미만으로 10년래 최저치여서 당분간 전세시장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세시장 오름세 속에서도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오히려 전셋값이 하락하는 역전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용인시 등 중대형 미분양이 적체된 지역에서 전용 100㎡가 넘는 대형 면적의 전셋값이 84㎡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싸게 형성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 공급조절을 위해 추진하겠다는 미분양 아파트의 임대 전환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세난 해결을 위한 대책과 함께 미분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대형의 거래 활성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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