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구입 시 내야 하는 세금 부담이 늘어난 데다 정부가 구체적인 취득세 인하 방안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어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량(실거래 기준)은 총 30여건에 불과했다. 이는 약 300건이 거래된 지난 6월 거래량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강남 3구의 재건축은 7월 총 15건이 거래됐다. 특히 재건축 밀집지역인 개포동에서 팔린 재건축 아파트는 우성9차 1건, 개포주공1단지 2건, 개포주공3단지 1건 등 4가구에 불과했다. 6월에는 이곳에서 60여건의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서초구는 7월 총 4건의 재건축이 거래됐고, 송파구에서는 10건이 거래됐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추가 감면 종료와 계절적 비수기가 맞물려 7월에는 문의도 거의 없는 상태"라며 "금융비용 부담 등으로 처분이 급한 집주인들이 호가(부르는 값)를 내려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거래가 줄어들자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7월 강남 3구의 재건축 매매가는 0.16% 하락했다. 1.23%가 내린 6월에 비해 하락폭은 줄었지만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남 3구 재건축의 시가총액은 6월 58조982억원에서 7월 58조352억원으로 630억원이 줄었다.
강남권 재건축의 거래절벽은 일반 아파트 거래도 위축시키고 있다.
강남3구의 아파트(재건축 포함) 거래량은 전달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98건으로 줄었다. 강남구는 7월 아파트 거래량이 659건에서 93건으로 약 86%가 줄었다. 서초구가 465건에서 49건으로, 송파구가 675건에서 56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취득세 영구인하 논의를 하루빨리 마무리해 시장에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가을 전세난과 거래절벽이 맞물리면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당장 취득세를 몇백만원씩 더 내야 하는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을 꺼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는 우선 취득세 영구인하 논의를 마무리 짓고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과감히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