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에서 단독 1위로 나선 후 인터뷰룸에 들어선 최나연.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여자골프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최나연(26· SK텔레콤)은 이번 대회에 색다른 전략으로 임했다. 발상을 바꾸고 약간의 모험도 했다.
최나연은 대회를 나흘 앞둔 지난달 28일(일요일)에 비가 내려 연습라운드를 할 수 없게 되자 세인트 앤드루스GC를 돌아보기로 했다. 그것도 18번홀 그린으로부터 18번홀 티잉 그라운드, 17번홀 그린과 티잉 그라운드, 16∼2번홀 그린과 티잉그라운드, 그러고 마지막으로 1번홀 그린으로부터 시작해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끝나는 투어였다.
여기에는 새 캐디와 그의 소개로 만난 세인트 앤드루스GC의 로컬 캐디가 동행했다.
최나연은 이에 대해 “오래전부터 이곳에서 라운드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코스를 점검해왔다는 말을 듣고 나도 그렇게 했다. 거꾸로 답사해보니 각 홀의 윤곽이 더 잘 보였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이 대회에 ‘임시 캐디’를 쓰고 있다. 그의 코치 로빈 사임스(아일랜드)의 소개에 따른 것이다. 어찌 보면 모험이다. 사임스는 최나연이 고등학생이던 7년전 한국에서 처음 만난 코치로 지금도 서울 근교에서 아카데미를 운영중이다. 이 대회에는 최나연과 동행했다.
새 캐디는 사임스의 친구로 프로골퍼다. 역시 아일랜드 출신이므로 링크스코스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최나연은 바람이 시속 35마일까지 불어제친 2라운드 때 낮 12시32분에 티오프했는데도 불구하고 5언더파를 몰아쳤다. 현재까지는 새 캐디를 고용한 전략이 주효하고 있는 것이다.
최나연은 “바람이 불때는 의외의 바운스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오직 긍정적인 마음가짐아래 한샷한샷을 집중해 할 뿐이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또 사임스 코치의 주문으로 연습 때 눈을 감고 퍼트를 했다고 한다. 이는 헤드업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지만, 퍼팅 리듬과 템포· 감각을 익힐 수 있는 방법으로 권장된다. 또 눈을 감고 볼이 홀로 들어가는 이미지를 그림으로써 긍정적인 마인드도 높여준다. 최나연은 그러나 2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연습할 때에만 눈을 감았지, 라운드 때에는 눈을 뜨고 퍼트했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코스를 답사하고 눈을 감고 퍼트 연습하는 역발상, 메이저대회 하나를 위해 캐디를 교체하는 모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