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해운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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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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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김학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2008년 세계 금융시스템 붕괴와 무역절벽의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해운시장은 5년이 된 지금도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80여 개의 한국선주협회 회원사 가운데 70여 개 사가 망하고 또 다른 70여 개 사가 설립되는 등 시장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국내 3, 4위 해운사인 STX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중이다. 1, 2위를 다투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컨테이너터미널과 선박을 매각하고 미래자산을 유동화 하는 등의 자구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운업계는 7월초 발표한 정부의 회사채시장 정상화 대책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 대책은 2014년 말까지 시행되는 한시적 조치로서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소위 ‘국경의 이익’을 받지 못하는 세계 해운시장에서 경쟁력의 원천은 서비스 생산수단인 선박에 있다. 선박을 저가에 확보하기 위해서는 타이밍과 금융비용이 최대 변수이다. 해운업 전문성이 취약한 국내 금융권이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 선박가격의 60-70%에 이르는 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원가와 친환경 경쟁 패러다임에 대비하여 새로운 국가 해운금융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 해운보증기금과 선박금융공사 또는 해양금융공사를 두고 정부와 국회에서 열띤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해운의 발전 잠재력을 고려할 때 양자택일이 아닌 모두 다 필요하다. 이정도의 해운 인프라는 웬만한 해운선진국에서는 이미 예전에 확보하고 있는 제도이다. 해운보증을 통해 새로운 금융창출기능을 강화하고 불황기 투자 가능성을 높여 원가경쟁력을 제고해 나가는 한편, 금융공사를 통해서는 장기투자와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 해운산업자본을 축적함으로써 국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

2012년 기준, 해운업의 운송서비스 수출이 307억 달러로 우리나라 총 서비스 수출의 28%를 차지, 최근 급증한 2위의 건설서비스수출(20%)을 여전히 크게 앞서고 있다. 제조업과 비교해서도 석유제품 567억 달러, 반도체, 조선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선박 1척은 26명을 고용하여, 중소기업 규모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어 국가의 주력산업으로 손색이 없다.

미래에도 바다의 무한한 자원을 활용하고, 해양생활과 문화를 창달하고, 세계 무역물류의 혁신을 위한 핵심적 인프라로서 해운업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전략산업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심해 해양자원을 개발하는 해양플랜트운영서비스산업은 조선업 등 관련 산업과 함께 약 2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크루즈 관광업이 주도하는 해양레저 관광 분야는 9조원의 산출액과 12만개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세계 무역물류의 혁명적 변화를 초래할 북극해 해상항로 개척도 지리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우리 해운업의 찬란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 세계무역과 함께 성장하는 우리나라의 대외여건을 고려할 때 해운업은 미래 국가발전의 전략적 중추 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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