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신화사>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아시아 투자자들이 비교적 저렴해진 도쿄 부동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기간 암울했던 부동산 시장의 디플레이션을 끝내겠다는 아베노믹스 덕분에 해외 투자자들이 최근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엔저로 일본 부동산 가격이 저렴해졌음에도 앞으로 엔화가 달러당 110엔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도쿄에서 1억7000만 엔짜리 부동산을 구입한 한 대만 투자자는 "엔저로 도쿄 부동산이 비교적 저렴해져 상당히 좋은 투자처로 부상했다"며 "부동산 시장은 지금 세일 중이다"라고 말했다. 약 113억 엔 상당의 일본 부동산을 관리하는 대만 투자자는 "엔화 가치가 약해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보다 15%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6일 달러당 85.63엔에서 이달 1일 99.54엔으로 이미 16.2%나 올랐다.
도쿄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8% 증가하고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 아시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해외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건 홍콩이나 싱가포르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도쿄 내 평균 주택 가격은 평당 12만~15만 엔 가량이다. 이는 홍콩의 28만~40만 엔, 싱가포르의 20만~25만 엔에 비하면 비교적 싼 편이다. 뉴욕 맨해튼의 경우 평당 약 13만7000엔 수준이다.
존스 랑라살레의 미즈노 아키히코 자본시장국 국장은 "일본의 아파트 가격은 싱가포르와 홍콩과 비교하면 얼마나 저렴한지 알 수 있다"며 "고정적인 임대수익과 주택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도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1980년대 거품경제로 최고치로 올랐을 때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도쿄 및 주변 지역의 아파트(방 3개) 평균가격은 전년 대비 7.9% 올라간 4830만 엔 가량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체 전문가는 "고급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아시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이러한 투자가 몰리는 곳은 도쿄"라고 말했다. 그는 "도쿄가 상당히 들떠 있는 상태"라며 "여윳돈이 있으면 도쿄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엔화가 달러당 110엔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CNBC는 외환 전문가들이 이날 엔·달러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달려 있다며 엔·달러 환율 추이를 이같이 전망했다.
캐시 리엔 BK어셋매니지먼트 외환전략 책임자는 "엔·달러 환율 추이는 미국 경제지표와 연준의 양적완화에 달려 있다"면서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9월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이나 101엔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4개 투자은행은 엔·달러 환율이 올해 말 달러당 105.0엔, 내년 6월에는 108.5엔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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