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교육기관 경매 3년새 6배 증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높은 교육열로 불황에도 끄덕없던 교육기관들이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교육기관(임대가 아닌 건물 전체가 교육시설인 물건) 경매 물건 수는 총 78건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009년 이전에는 10건 이하였던 교육시설 경매 물건이 2010년 13건, 2011년 37건, 2012년 69건으로 급증, 올해 70건을 넘어섰다.

유형별로는 어린이집과 기숙학원이 다수를 차지했다. 어린이집은 영유아 감소와 경기침체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경매로 나왔다.

광주 북구 삼각동에 위치한 어린이집은 감정가가 16억원이 넘는다. 2년 전 낙찰 후 재개원한 지 1년 반 만에 다시 경매로 나왔다. 지하 1층~지상 3층 건물 1743.8㎡ 규모로, 3번의 유찰 뒤 지난달 4일 감정가의 59%인 9억67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 어린이집 두 곳도 나란히 경매시장에 나왔다. 감정가는 각각 14억6430만원(건물 193㎡), 9억668만원(건물 791㎡)으로 오는 12일 첫 경매가 진행된다.

한때 재수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유명 기숙학원들도 경매시장을 찾고 있다. 불황으로 정원 미달을 겪으며 폐업, 경매에 이른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총 감정가 385억원 규모의 기숙학원 4곳이 경매로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경매되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K기숙학원의 감정가는 160억원이 넘는다. 토지면적 8511㎡의 4층 건물로, 지난달 8일 첫 경매에서 유찰돼 오는 12일 최저가 128억원에 경매된다.

경기 이천 부발읍 송온리에 있는 감정가 116억원의 J기숙학원은 다음달 4일 경매를 앞두고 있다. 양평군 양서면 부용리에 위치한 D기숙학원(감정가 61억원)도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적한 곳에 위치한 기숙학원들은 입지 문제로 유찰 및 저가 낙찰되는 사례가 많다.

경기 광주시 초월읍 도평리에 있는 M기숙학원(감정가 48억원)은 지난해 7월 처음 경매에 나와 세 번의 유찰을 겪은 후 지난 2월 감정가의 60%인 29억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영 악화를 견디다 못해 경매로 나온 교육기관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이미 폐업했거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곳이 많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