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공시 건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12건, 코스닥 24건을 합해 모두 36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만 보면 총 17건으로 이 가운데 15건이 코스닥사다.
웹젠은 지난 2일 장 마감 후 중국 게임업체 텐센트와 맺었던 ‘배터리(BATTERY)’ 게임의 해외 퍼블리싱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금액은 81억9375만원 규모로 지난해 연결 매출액의 14.46%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웹젠 측은 텐센트의 요청으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에 웹젠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7% 이상 하락했다. 특히 웹젠은 신작 출시 공백으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7.1%, 3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 부진과 계약해지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바른손게임즈도 지난 1일 NHN과 맺었던 20억원 규모의 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해지 규모는 지난해 연결 매출의 30%에 달한다. 회사 측은 “NHN의 해지 요청에 따라 양사 간 협의 후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이후 바른손게임즈도 2거래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피에스앤지의 경우 지난달 19일 원도급 회사인 건축주가 원수급 회사 트래콘건설에게 공사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함에 따라 10억원(매출액의 19.18%) 규모의 공사 계약이 해지됐다.
앞서 지난 6월 28일에는 미국 네이처스 파이니스트 푸드가 피에스앤지와 체결했던 말린 배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해지금액은 26억3697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50.57%에 달한다. 불과 한 달 새 피에스앤지는 매출액의 70%에 달하는 계약이 해지됐다.
빅텍도 지난달 호주 BC솔라와 맺은 122억원 규모의 계통연계형 태양광 인버터 계약이 해지됐다. 태양광산업 불황에 따른 호주시장 침체로 계약 상대방이 해지를 요청한 것이다.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의 사유로 대기업이 투자계획을 취소하면서 코스닥사가 위기에 처하고 있다”며 “적자에 허덕이던 상장사가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에 못 이겨 상장 폐지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협회의 하도급 거래 현황 조사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49%가 하도급 계약 시 가장 어려운 점으로 ‘부당한 단가 인하’를 꼽았다. 부당한 발주 취소 또한 16%로 뒤를 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기적 공급계약일수록 진척 상황을 적시에 공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대부분 장 마감 후 악재성 공시를 처리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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