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케이팝 등 한류 열풍이 지속되면서 2분기 문화·오락 관련 서비스수지가 약 7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개인·문화·오락 서비스수지는 5610만 달러 흑자를 냈다. 이는 관련 세부 통계를 작성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서비스수지의 항목 중 하나인 개인·문화·오락 서비스수지는 해외와 영화·음악·게임·애니메이션 등 문화콘텐츠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거래에서 발생한다.
해당 서비스수지는 지난 2011년 4분기(-560만 달러)까지 만성적인 적자를 보여 왔다. 그러나 지난해 1분기 9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후 2분기 3800만 달러에 이어 4분기 4820만 달러까지 흑자폭을 키웠다.
2분기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7.6% 증가했다. 이는 11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2010년 3분기 19.4%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계속 마이너스였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금은 2분기 현재 3억4770만 달러였다. 통계 작성 기준시점 이후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4분기(3억617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규모다.
반면 해외에 지출한 서비스 지급액은 2억91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8% 줄었다. 지급액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1분기 10.4%에 이어 이번 분기까지 3분기 연속 축소됐다. 2분기 현재 음향영상서비스수지는 73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해외 영화나 음반 소비 등으로 지출된 돈을 뜻하는 음향영상서비스지급액은 8490만 달러인 데 비해 국내 TV드라마나 음반·영화 등을 통한 수입액은 92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수입금이 25.8% 증가한 데 비해 지급액이 8.1% 감소했다.
이밖에 교육과 보건서비스 등 기타개인·문화·오락 서비스수지는 488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문화·오락수지 흑자규모가 이처럼 확대된 데는 한류의 힘이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은 경제통계국의 노충식 국제수지팀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케이팝 등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온라인 게임, 음악, 드라마 및 영화 등 문화콘텐츠 상품에서 지적재산권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엔터테인먼트사와 방송사, 영화사 등과 게임업체 등을 포함한 한류 관련업체들의 지적재산권 수입은 2009년 2억1000만 달러에서 2010년 3억4000만 달러, 2011년 6억8000만 달러에 이어 지난해에는 8억 달러(잠정치)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류상 이는 지적재산권 수지에 포함되지만, 관련 서비스로 인한 개인의 수입과 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만 한은 국제수지팀 관계자는 "문화·오락 서비스수지 성격상 한류의 영향도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해당 수지 규모 자체가 워낙 작은 데다 개인의 사용에 따른 것이어서 한류를 전적인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