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 에머리히감독의 신작 '화이트 하우스 다운' 영화 홍보 포스터. |
아주경제 조성미 통신원= 중국 영화시장이 북미 시장 다음의 세계 2대 시장으로 급부상하면서 세계적 영화감독들의 중국 '골드 러시'가 시작됐다.
‘2012’, ‘투모로우’등 대작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을 비록해 프랑스 샤를 드 모 감독 등 유명 영화감독들이 최근 중국에서 신작 홍보에 나서거나 영화촬영을 하고 있다고 신민완바오(新民晚報)가 4일 보도했다. 롤랜드 감독은 얼마전 신작인 '화이트 하우스 다운’ 홍보차 베이징을 방문해 향후 중국과 합작의사가 있음을 적극 알리기도 했다.
샤를 드 모 감독은 최근 중국을 덮친 폭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헝다(恒大)영화사 제작의 ‘화광여인(畵框里的女人)’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프랑스 화가 왕치성(王致誠)의 황후 초상화를 둘러싸고 청왕조의 권력다툼과 갈등을 그린 화광여인에는 중국 여신으로 불리는 판빙빙(范冰冰)도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외에 오는 9월에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Out Cast’ 중국 촬영이 예정돼있으며 10월에는 역시 중국 여배루 리빙빙(李冰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트랜스포머 4’가 중국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거머쥔 덴마크의 빌 어거스트 감독도 항저우(杭州)에서 영화 촬영을 계획 중이다.
신민완바오는 세계 명감독과 유명 영화사의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중국 영화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중국의 총 박스오피스는 전년대비 28.93% 증가한 131억1500만 위안을, 지난해에는 30.18% 증가한 170억7300만 위안(약 3조1042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에서 선전했던 할리우드 영화가 올 들어 중국 국내영화의 인기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상황도 골드러시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등 세계 영화계가 중국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시나리오 작업은 물론, 캐릭터, 배우 캐스팅, 촬영지 선정 등 영화 제작과정 전반을 결정하는데 중국을 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
야오커밍(姚克明) 상하이영상문학연구회 부회장은 “할리우드가 중국 시장을 노리고 영화에 중국적 요소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국력 신장과 국제적 위상의 제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적 요소를 반영하는 것이 어느 정도 흥행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다"라면서 "사실 중국 관객들은 할리우드의 첨단 영화제작기술과 화려한 화면, 스릴감 넘치는 스토리에 더 관심이 많다”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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