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제가 한번 타보겠습니다."
6일 국립현대미술관 2층 3전시실. 금속공예가 고만기(35)가 쇼핑 카트에 올라탔다. 드드드드~ . 드릴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카트는 전진, 후진까지 완벽하게 진행했다.
마트 이동수단에서 '탈 것'으로 변신한 카트의 이름은 '로킷'. 전동 드릴은 자동차로 보면 엑셀레이더(동력장치)가 됐고, 핸들은 스패너가 움직인다. 전동 드릴은 단계가 있어 저속과 고속 주행뿐만 아니라 전진 후진까지 가능하다.
충전식 전동 핸드드릴만 있으면 작가는 세상에 바퀴가 달린 것들 앞에서는 천하무적이다.
사진=박현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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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디자인과 금속공예를 전공한 작가는 움직이는 작업을 좋아해 2009년부터 금속과 기계를 접목한 다양한 키네틱 작품을 선보여왔다.
무거운 축전지나 거대한 모터 걱정없이 가정에서 흔히 쓰는 충전식 핸드드릴이면 충분한 새로운 이동장치를 세상에 제안한 작가는 대량생산과 양산화에 가려진 '마이크로 팩토리'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미술관으로 들어온 '로킷'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열고 있는 '디자인;또 다른 이름전'에서 만나볼수 있다.
이번 전시 기획을 맡은 산업디자이너 구병준씨는“5개월간 준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여는 첫 디자인전이어서 좀 불안감이 있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디자인화된 디자인이 아닌 디자인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작가의 고민이 담긴 디자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 작가들은 개별 전공과 작업 성향에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사물을 재해석하는 방법론적인 독창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특징을 지닌다.
관람객들은 일상적으로 만날수 있는 완벽한 디자인 상품으로서의 물체가 아닌, 디자인으로 재해석되며 정의되는 과정을 살펴볼수 있다.
예술성과 디자인의 본질(개념)로 무장한 '디자인; 또 다른 언어'전은 이제석의 작품을 비롯해 국내 디자인계가 주목하는 신진 디자이너들 고만기 김영나 김한규 김희원 박원민 이은재 이정은 잭슨홍 최정유등 10명이 참여했다. 그래픽 광고 가구 패션디자인등 1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2014년 2월 23일까지.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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