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오는 9일 예정됐던 최 회장의 선고공판을 내달 13일로 연기했다. 그러면서 “백 수십권에 이르는 기록을 검토하고 판결을 작성하기 위해 추가로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며 “최 회장 변호인의 변론재개 신청은 불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횡령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국내 송환이 이뤄질 경우 재판부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하고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세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의 변론을 맡은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지난 5일 심리를 재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었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 전 고문의 국내 송환절차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최 회장 형제는 김 전 고문이 횡령 사건의 주범이라고 지목했고, 김 전 고문 본인도 횡령에 최 회장 형제가 관여하지 않았음을 언급했었다. 재판부도 공판 과정에서 사건을 기획한 배후의 인물로 김 전 고문을 의심한 바 있다.
김 전 고문은 2011년 검찰이 SK그룹의 비자금 수사를 시작하기 전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됐고 인터폴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그러다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체류하다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SK측은 “김 전 고문의 체포로 재판이 새 국면에 접어들어 진실이 규명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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