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금융규제 완화 필요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경기 과천시 ○○아파트 전셋값 한 달새 5000만원 올라' '월세 전환율 사상 최저' '하반기 입주물량 2010년래 가장 적어'
최근 신문지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제목들이다. 제목 문구만 봐도 최근 전세시장이 얼마나 불안한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전셋값이 미쳤다'는 표현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전셋값은 2009년 3월 이후 5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전셋값은 무려 33%나 올랐다. 더구나 내년까지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세난은 대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에 서민 주거부담이 커지자 각계에서 '해법찾기'가 시작됐다. 정부와 정치권,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이 전셋값 안정화 방안 마련을 위해 머리를 싸맸다. 특히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임차수요의 매매 전환을 위해 각종 대안을 놓고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7일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주택거래량 증가를 위해 취득세율 영구인하 등 세제개편에 착수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도 손질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안전행정부·국토부는 취득세를 영구인하 계획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세부계획 마련에 들어갔다.
현오석 기재부 장관은 "취득세율 인하방안을 조속히 확정하고,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제 개편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정치권도 매매시장 정상화를 통한 전세난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여당인 새누리당은 야당인 민주당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등에 동의 시 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 뉴타운 매몰비용 처리 등을 지원하겠다는 '빅딜'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어 실제 시행 여부 및 빅딜 성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동안 전월세 상한제와 뉴타운 매몰비용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국토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규제완화 법안 처리를 위해 한발 물러섰다. 반면 현오석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반대의견을 내 충돌을 빚고 있다.
전월세 상한제의 경우 단기간 전셋값 폭등 등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어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은 편이다.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 또한 지자체의 반발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로선 주택 매매시장 정상화가 전세난 해결의 선결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주택시장 정상화와 공공임대물량 공급 확대에 주력해 수급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집주인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및 국회에 계류된 규제완화 법안의 통과, 금융규제 완화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난 해결을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및 세제 개편, 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매매시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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