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넘보는 케이블 예능…시청률만 올리면 '19금'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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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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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금 포즈에 노출, 악마편집까지 '선정성' 논란…시청자 사랑에 걸맞은 책임 필요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케이블 예능이 파급력과 화제성으로 지상파를 긴장시키고 있다.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tvN ‘꽃보다 할배’는 시청률 5%를 넘어섰으며 같은 채널의 ‘SNL코리아’, JTBS의 ‘썰전’은 방송 다음날 지상파 프로그램들과 나란히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다. Mnet ‘쇼미더머니2’에 출연한 아티스트가 부른 노래는 음악사이트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한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상대적으로 지상파보다 다양한 포맷을 꼽을 수 있다. MBC ‘무한도전’,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SBS ‘런닝맨’으로 몇 년째 리얼 버라이어티만을 맛 본 시청자들은 높은 수위의 웃음과 실험적 낯선 소재가 반갑다. 내용 면에서도 케이블 예능은 심의와 규제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SNL코리아3’는 지상파에서 접할 수 없는 ‘19금 개그’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정치 풍자로 시청자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는다. 신동엽을 주축으로 박재범, 클라라, 김민교 등 고정 멤버와 인기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듯 온몸을 내던지는 출연자들은 시청자들을 폭소케 한다.

‘썰전’은 쟁쟁한 지상파 프로그램들을 제치고 TV교양 일간 검색어 2위에 오를 정도의 파급력을 얻었다. 김구라, 강용석, 이철희는 전두환 억대 경호, 국정원 댓글사건과 같은 각종 시사 이슈들을 솔직하게 평론하며 ‘독한 혀’를 보여 준다.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역시 독특한 포맷으로 리모컨 버튼을 잊게 한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강세는 환영할 만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할 시청자의 권리를 확대하기 때문이다. 단, 프로그램의 질이 상향 평준화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현실은 이와 멀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케이블 예능이 과도하다 못해 가족과 보기 민망한 ‘19금 코드’와 출연진의 노출에 집중하며 이슈 양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한다. 성행위를 묘사하는 포즈나 수위 높은 발언, 중요 부위 외에는 모든 걸 보여 주겠다는 식의 노출은 재미를 넘어 불편하다. 특히 섹시코드와 정치풍자를 버무린 ‘SNL코리아’에 이러한 비판이 집중되는데, 풍자는 사라지고 저질 섹시 코드만 난무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조작설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지난 6월 방송된 tvN ‘화성인 X파일’ 시스터보이 편에서는 남동생을 극진히 돌보는 누나들이 소개됐다. 남동생에게 밥을 먹여 주고 화장실까지 업어 주는 것은 기본, 배변 색깔을 확인하고 1분에 한 번씩 입맞춤하거나 껴안고 잔다. 방송 직후 출연자들은 자신의 SNS에 “찍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정사정 부탁해서 결국 찍게 됐다”고 밝히며 방송이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쇼미더머니2’ 역시 ‘악마의 편집’으로 곤혹을 치렀다. 가수 렉시는 트위터에 자신의 출연 장면이 왜곡됐다며 “말로만 듣던 악마의 편집이란 이것이군요”라는 글을 게재,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방송가에서는 흔히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은 소수점만 넘으면 대박, 3%를 넘으면 초대박이라고 말한다. 시청률 상승을 위해 시각적, 내용적 선정성에 목을 매는 케이블 예능을 부끄럽게 할 사례가 케이블에서 나왔다. 지난 2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의 평균 시청률은 5.44%, 수도권 최고 시청률은 이보다 높은 8.27%. 벗기고 만지고 조작하지 않고 이룬 결과다. 늘어난 시청자 수만큼 케이블 예능이 책임감을 갖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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