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서울시가 SH공사의 임대주택 공급에 드는 출자금을 제대로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시의 재정부담 회피로 12조원대 부채를 가진 SH공사는 재정압박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8일 서울시의회 최조웅 의원(송파6)에 따르면 SH공사의 임대주택 건설 관련, 서울시출자금 미전입분은 현재 1조1253억원에 이른다.
서울의 대부분 임대주택은 SH공사가 택지를 개발해 공급 중이다. 임대주택은 무주택서민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수익보다는 공공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장기전세주택은 지으면 지을수록 재정에 부담을 준다.
이런 이유로 SH공사는 임대주택 건립 때 서울시로부터 출자금을 받는다. 그렇지만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등 재정난을 들어 SH공사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피했고, 임대주택으로 인한 빚이 고스란히 SH공사에 떠넘겨졌다는 것이다.
최 의원의 보고서를 보면 2010년 SH공사는 출자금으로 시에 9800억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1191억원만을 전출했고, 다음해에도 1231억원을 보낸 게 고작이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각각 2527억원, 2921억을 지급했을 뿐이다. 그렇게 누적 미전입분은 1조원을 훌쩍 넘은 상황이다.
최 의원은 "시가 책임져야 할 임대주택 공급과 부채감축의 무게까지 SH에 전가하고 있다"면서 "SH공사가 보다 안정적으로 주택공급을 짓도록 시의 적극적인 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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