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와 네이버의 독점에 어려움을 겪던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한숨을 돌리는 동시에 본격 매물 중개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인중개사들의 모임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매물 거래를 위한 자체 정보망을 구축할 예정이어서 인터넷 중개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네이버의 부동산 서비스 철수에 따라 포털 매물정보 등록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부동산 정보업체는 네이버가 포털에 매물을 직접 중개하면서 영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아왔다. 정보업체 회원인 중개업소가 맡고 있는 매물을 포털에 등록시켜 수요자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네이버 매물에 밀려왔던 것이다.
네이버는 2000년대 초 부동산 서비스에 진출한 이후 2007년 실제 매물인지 여부를 직접 체크하는 확인매물 서비스를 시작했다. A정보업체 직원은 “네이버가 매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정보업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이제라도 와서 네이버가 손을 뗐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정보업체 사이에서 본격적인 움직임이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A정보업체는 이미 네이버와 실무협상을 위한 전담자까지 선정했지만 구체적인 추진 방안이 없어 본격 협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B정보업체 관계자도 “네이버가 간담회에서 꺼낸 말일 뿐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방향 제시를 하지 않고 있어 움직임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앞으로 네이버에 정보업체의 매물이 올라가게 되면 지금보다는 분명 사업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정보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각 정보업체의 다양한 중개 서비스가 본격화돼 수요자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는 부동산 트렌드와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테마별 매물 소개와 모바일웹·앱을 통한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부동산써브는 스마트매물 검색과 전문중개업소와의 맞춤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닥터아파트도 원클릭 아파트 및 부동산 정보 노트 서비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업체 외에도 중개사협회도 매물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중개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개사협회는 네이버 발표 이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결정과 관련하여 관련내용을 사전에 일정부분 통지를 받은바 있으며 협회 회원들에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께 협회 내부거래 정보망 오픈을 목표로 현재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네이버 등 포털과 연계한 매물 등록 등을 논의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주요 서비스 무료 제공 등 기존 정보업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한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업체의 서비스 다양화가 이뤄지면 수요자들은 한층 더 쉽고 편하게 매매 또는 전세매물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최대 포털의 장점이었던 공신력과 허위매물 근절을 위한 확인매물 등 네이버의 빈자리를 채우는 방안도 숙제로 남게 됐다.
정보업체에 근무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확인매물 같은 경우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심어주는 등 긍정적 역할을 했다”며 “중구난방으로 펼쳐진 매물 정보를 어떻게 믿을만하면서도 쉽고 빠르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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